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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에 공천 신청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진 뒤 하루 만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홍 총장은 비례 신청을 철회했다며, 남은 임기 총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학내에서는 총장 사과와 별개로 비판이 거세다. 홍 총장 임기는 오는 10월까지로, 임기가 6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이른바 국회의원 ‘환승’을 시도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학교 구성원 사이에서는 홍 총장의 사퇴 요구도 제기됐다.
7일 홍 총장은 경북대 구성원에게 보낸 사과문에서 “비례대표 신청을 철회했다. 의대 정원 증원 추진과 저의 비례대표 신청이 겹치다 보니 정치적 해석을 가져왔으나 두 사안은 무관하다”며 “학내 구성원 여러분에게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지금 우리는 글로컬 사업, 무전공 학생 선발, 의대 정원 증원 등 많은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은 임기 동안 학내 현안들에 보다 집중하고 총장으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총장이 비례 신청을 철회했다고 밝혔지만 학내에서는 홍 총장의 비례 신청 철회와 무관하게 총장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7일 낮 12시 경북대 본부 앞에서 일부 학생, 교수 등 구성원 10여 명이 모여 홍 총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임기를 남겨두고 국회의원 이직을 시도했다는 것은 총장 임무를 가볍게 여겼다는 것이라 지적했다. 경북대가 글로컬대학 사업 탈락, 평의원회 파행 등 전방위적인 난맥을 겪는 상황에서 홍 총장이 남은 임기를 수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도 꼬집었다.
경북대 재학생 김상천 씨(사범대 윤리교육과)는 “출마 소식을 듣고 참담했다. 홍 총장이 학교를 운영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는 글로컬대학 프로젝트 2차 선정 등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데 총장은 총장직을 버리고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학생들과 교직원을 배신한 것”이라며 “비례 신청 포기와 무관하게 그러한 결심 자체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앞서 6일 홍 총장의 비례 신청 소식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뉴스민>은 홍 총장과 측근에게 수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홍 총장은 6일 공천 신청 이유로 당(국민의힘)에서 먼저 영입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홍 총장은 “지난달 당에서 시설물 안전 기술 전문가로서 영입을 제안해와 고민하다 신청한 것”이라며 “의대 증원은 이것(공천 신청)과 무관하게 작년 (교육부) 수요 조사 때부터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최종 신청 전 학교 보직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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