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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진보정당 등으로 구성된 ‘대구시 무상교통추진 운동본부’가 기후위기 시대 ‘녹색교통’으로써 대중교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토론회를 통해 대구시 교통 정책을 평가하고, 대중교통이 갖는 공공성과 탄소 저감 효과를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1만원 프리패스 및 청소년 무상교통 조례 제정 운동도 예고했다.
21일 오후 수성구 대구시 무상교통추진 운동본부는 생명평화나눔의집에서 ‘대구시 대중교통 공공성 강화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토톤회’를 주최했다. 운동본부는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민주노총 대구본부·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본부·생명평화아시아·대구녹색소비자연대·대구지하철 노동조합·대구청년 유니온·인권운동연대·대구여성광장·노동당 대구시당·녹색정의당 대구시당·진보당 대구시당이 함께한다.
토론회는 우선 ‘대구 도로/교통정책 현황과 평가’에 대해 살폈다. 발제자로 나선 오용석 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은 탄소중립에 있어서 교통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구시가 ‘자동차 타기 좋은 도시’라고 평했다. 오 사무처장은 “기후위기 문제는 우리 앞에 놓인 시급한 문제인데, 온실가스 감축 및 탄소 중립 달성에 있어 교통과 에너지 문제가 중요하다”며 “대구 출퇴근 시간대 도심 차량 평균 속도가 전국 7대 특광역시들과 비교해 높은 25~27km다. 다른 대도시들은 20km 내외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구가 차량 소통이 잘 되는 이유가 격자 도로가 반듯하게 조성이 되어있다. 게다가 현재 대구광역시 도로율(개설면적, 시가화 면적)은 대전, 인천에 이어 28.63%로 세 번째”라며 “자동차 등록 대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교통수단 분담률에서도 승용차가 50%대를 계속 유지해 왔다”고 지적했다.
오 사무처장은 적지 않은 공적 자금이 대중교통에 투입된다고 했다. 그는 “도시철도 3호선 개통 후 도시철도 분담률이 늘긴 했으나 승용차를 이용하던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버스를 타던 사람이 도시철도로 옮겨갔다”며 “지난 2022년 대중교통 재정지원금이 2,5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도시철도를 포함해 1년에 5,000억 이상을 대구시가 재정 보전해야 하는 상황에서 승용차 이용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시가 녹색교통, 사람 중심 교통 환경을 만들겠다는 내용이 있지만 실제 예산을 보면 교통국 전체 예산 1조 가량 가운데 90% 이상이 도로 확충 및 보수 비용으로, 도로 예산이 압도적”이라며 “녹색교통팀 예산은 20~30억 수준으로, 투자나 인프라 지원이 굉장히 미흡하다. 대중교통 효율성을 높이고 편의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은 이 예산으로 상당히 부족하다”고도 짚었다.
대구시가 녹색교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대중교통 활성화 대책이 부재한 사실도 언급했다. 오 처장은 “대구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800만 톤 정도인데, 대구시 직접 배출이 약 900만 톤이다. 그중에 94%가 에너지인데, 약 45.9%가 수송 부문에서 배출된다”며 “녹색교통으로 100만 톤을 줄이겠다고 내놓은 대구시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보면 친환경차 보급 및 인프라 확충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대중교통은 전용지구 운영 내용이 있는데, 최근 시내에 있던 전용지구는 오히려 축소된 상황으로 거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수단별 탄소배출과 점유 공간 그림을 제시하면서, 오 처장은 “일반 자동차와 전기자동차를 비교한 것을 보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드는 효과는 있다. 그러나 공공성 측면에서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차로 전환돼도 자동차가 도시에서 차지하는 물리적 공간은 같다”며 “온실가스 측면뿐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 측면에서 자동차 대신 걸어 다닐 수 있고, 앉아서 쉴 수 있는 녹지공간을 만드는 것이 도시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 사무처장은 “교통수단 전환을 하는데 있어서 시의 정책이나 지자체의 어떤 비전과 의지가 중요하다. 그런 정책을 채택하고, 중요하고 논의될 수 있도록 시민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고 요구하는 목소리들을 키워나가는 활동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공공성 강화의 쟁점과 과제’, 장정희 녹색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기후위기 시대의 대중교통’, 한민정 녹색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이 ‘1만원 프리패스 및 청소년 무상교통 조례제정운동의 의미’에 관해 각각 발제에 나섰다.
김철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철도시설 유지보수 시행 업무의 철도공사 독점 폐지, 공공주택 공급사업의 민간 개방, 민간 에너지 대기업에 대한 천연가스 제3자 판매허용,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폐지 등 우회적 민영화 정책이 전방위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대구 무상교통추진 운동본부의 시도는 공공성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유의미한 시도”라며 “이 과정에서 양질의 공공서비스가 제공되기 위한 생산자이자 이용자들의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민주적 통제와 투명성, 책임, 참여의 원칙에 기초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정희 녹색당 사무처장은 “대구시는 대중교통 재정 중 요금 비중을 늘려 적자를 해소하겠다고 했지만, 프랑스 사례를 보면 대중교통 재정 중 요금 수입은 38%에 불과하다. 대중교통 전체 운영비의 43%를 교통세로 조달하고, 이는 11인 이상 고용사업장이 납부한다”며 “수익자 개인 부담의 원칙을 넘어 사회연대와 형평성에 기반한 대중교통 요금 재정 조달 방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한민정 위원장은 “고물가 시대 서민부담을 경감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자동차 이용을 억제하고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획기적인 대중교통 체계 변화가 시급하다”며 “실제 교통요금을 줄일 수 있는 메리트가 있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대중교통 무상교통을 추진하고, 단계적으로 청소년 무상교통, 시민 대중교통 1만 원 프리패스(정기권) 도입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청소년 무상교통의 경우 연간 총예산 209억 원, 월 1만 원 프리패스의 경우 2,130억 원으로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2022년(추정치) 대구시 대중교통 지원금이 5,253억 원임을 감안하면 적거나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무상교통 주민조례 제정 운동 추진 계획도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대구시 무상교통 추진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을 3월 초에 갖고, 약 6개월 동안 약 2만 명(조례에 따른 최소 서명인 1만 3,575명) 서명인을 모아 주민조례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에 따르면 인천과 경남 창원에서 ‘기후위기 극복과 교통복지 실현을 위한 무상교통 지원 조례안’ 주민조례 청구인명부가 제출된 상황이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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