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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구지하철참사 추모 행사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8일 대구지하철참사 21주기를 사흘 앞둔 15일 홍 시장은 대구 중앙로역 추모공간을 찾아 별도 헌화하는 일정을 가졌다. 지난해에도 홍 시장은 별도 헌화만 진행하고 18일에 진행된 추모식에는 참석하지 않은 바 있다.
15일 대구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홍 시장이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중앙로역 기억공간을 찾아 안타깝게 희생된 분들의 넋을 기리며 참배했다고 알렸다. 참사 관련해 홍 시장의 별도 추모사는 안내되지 않았다. 홍 시장 개인 SNS에서도 15일 오후 3시 현재까진 별다른 입장은 확인되지 않는다.
참사 20주기를 맞은 지난해 홍 시장은 참사 추모행사가 순수하지 못하다며 순수성 시비를 제기한 바 있다. 홍 시장은 지난해 2월 14일 간부회의에서 “순수해야 할 추모행사인데 세월호, 이태원 참사 유가족, 민주노총, 시민단체까지 대구에 모여 활동하는 것은 정치 투쟁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15일에는 본인의 SNS를 통해 “20여 년이 지난 대구지하철참사가 이제와서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번주 토요일 열리는 대구지하철참사 추모식에는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민노총, 시민단체 등이 모여 매년 해오던 추모식을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정쟁화시켰다. (관련기사=임기 1년 안 된 홍준표, 20년 쌓인 지하철참사 추모 역사에 ‘정쟁화 시도’(‘23.2.16))
이후 홍 시장은 참석할 예정이었던 18일 추모행사에 불참을 통보했고, 대신 행정부시장이 참석했다. 당일 저녁 홍 시장은 본인의 SNS에 배우자와 함께 수성못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수성못에 오랫만에 나왔다”고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참사 이후 대구시장들, 각양각색 참사 추모 행태
홍준표 ‘순수성’ 시비 이후 대구시, 재단 지원금도 삭감
참사 이후 조해녕, 김범일, 권영진, 홍준표 4명이 시장직을 이어갔고, 시장마다 추모행사 참여 방식을 달리해왔다. 조해녕 전 시장은 참사 당시 시장으로 유가족들로부터 참사 책임을 추궁당하기도 했지만 2004년 첫 추모행사와 2005년 추모행사까지 참석했다. 김범일 전 시장은 후보시절엔 추모행사에 참석했지만, 당선 이후에는 유가족 단체 간 갈등을 명분으로 불참했다. 권영진 전 시장은 2.18 안전문화재단 설립에 나섰고, 다른 일정이 없으면 대체로 추모행사에 참석했다.
홍 시장은 지난해 불참했고, 올해도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홍 시장이 추모행사의 ‘순수성’을 시비삼은 후 대구시는 2.18안전문화재단에 지원하던 지원금도 보조금 집행률 등을 근거로 전액 삭감했다. 올해는 편성도 하지 않았다. 대구시는 2016년 재단 설립 당시 5년간 10억 원을 재단에 지원하기로 했고, 2022년까지 목표치의 85%인 8억 5,000만 원을 지원했다. (관련기사=홍준표의 채무감축, 지하철 참사 희생자 지원재단 지원금 전액 삭감(‘23.8.1))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