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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1주기, 유족과 지역사회가 시민추모주간을 선포하고 추모사업을 진행한다. 앞서 2003년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 중이던 열차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192명이 죽고, 151명이 다쳤다.
13일 오전 2.18 대구지하철참사 21주기 시민추모위원회는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기억공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모주간을 알렸다. 이들은 “생명·안전을 존중하는 사회로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시민추모위원회에는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를 비롯해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대구지역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 녹색정의당 대구시당, 진보당 대구시당 등이 참여한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2003년 2월 18일 저 또한 대곡역에서 출발하는 전동차를 타고 용계역으로 출근했다. 지인들은 사고 전동차를 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 열차만 타지 않으면 다행일까”라며 “21년 전 그 사고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고 책임자를 처벌 못했기 때문에 참사가 계속됐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재작년 이태원에서 길을 걷다 청년들이 죽었다. 그 지하철을, 배를, 이태원에 가지 않으면 안전한 사회가 되는 것인가”라고 짚었다.
시민추모위원회는 “대구시가 약속한 2.18추모공원은 여전히 시민안전테마파크로, 추모탑은 안전조형물로 불리고 있다”며 “참상을 그대로 간직한 사고 전동차는 아무런 보존대책 없이 차량기지에 방치되어 있다. 참사발생 21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참사 기록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윤석기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위령탑을 위령탑으로, 희생자 묘역을 희생자 묘역으로 본래의 이름을 찾아 달라. 홍준표 시장에게 면담 요청을 할 것이고, 이 문제가 이번 추모주간에는 풀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추모위원회는 이날부터 18일까지 2.18 대구지하철참사 21주기 추모 주간동안 중앙로역 ‘기억공간’에 추모사진전을 열고, 궤도노동자 추모집회(17일 오후 2시, 중앙로역 ‘기억공간’ 앞)와 시민문화제(18일 오후 5시, 중앙로역 2번 출구 옆 광장), 토론회(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이룸센터) 등을 개최한다.
2.18안전문화재단(이사장 직무대행 이동우)도 같은 기간 ‘시민안전주간’으로 정하고, 중앙로역 ‘기억공간’에 헌화대와 추모공간을 운영한다. 추모식은 오는 18일 9시 53분(참사 발생 시각)에 맞춰 대구 동구 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린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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