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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경북 포항에 이어 경북 경산에서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지난 1월 24일 경산에서 4억 원대 전세사기 범행을 저지른 임대인이 1심에서 징역 3년 형을 받아 법정구속 됐으며, 지역 내 피해사례는 계속 늘고 있다. 50여 명의 피해자는 대책위원회 발족과 동시에 집단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관련기사=경산서 4억 전세사기 사건, 1심서 징역 3년(‘23.01.24.))
7일 오전 경산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는 경산경찰서 앞에서 집단고소 기자회견을 열어 “현행법의 한계로 많은 피해자가 피해자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며, 조사 중인 사건도 진행이 지지부진하다”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경산 지역에서 전세사기 피해를 입고 대책위에 모인 50여 명의 피해액 규모는 약 80억 원에 육박한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경산 지역의 수많은 피해자는 고스란히 덮어쓰게 된 피해 금액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투잡, 쓰리잡으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치권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여전히 희망적이지 못하다”며 “선구제 후회수를 포함한 개정안이 상정됐지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이달 말이면 그 기한도 다 채워 다시 국토부로 넘어올 상황이다. 가장 급한 건 우선 피해자들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우선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전세사기 피해자이기도 한 석진미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경산시는 아직 피해 규모 추산도 하지 않고 있다. 시장과 각 당 대표들을 찾아 피해자들에게 정보 제공, 긴급 생계비 지원, 법률과 이사비 지원 등을 요구할 것이다. 경산시가 사태의 심각성을 외면한다면 집회까지도 고려하고 있다”며 “피해가 계속 늘고 있지만 (해결은) 고스란히 피해자 몫이라는 사실이 암담하다. 피해자들은 죽지 못해 살고 있으며, 주변의 시선에 상처받고 있다”고 전했다.
경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A 씨는 “내가 사는 건물 임대인과 관련된 건물의 피해자들 전세 보증금은 수십억에 달한다. 피해자 대부분은 부모, 청년, 대학생들”이라며 “아픈 몸을 이끌고 첫 사회생활로 모은 돈과 전세대출로 들어온 집이다. 현재 집은 수도세뿐 아니라 공동 전기료도 내지 않아 단수, 단전 위기에 놓여 있다. 보증금 회수와 가해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원한다. 더 나은 도시가 될 수 있게, 경산 시민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살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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