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태원 참사 특별법도 거부권 행사···아홉번째 거부

윤석열심판 대구시국회의, "참사 진상 규명·책임 드러날까 두려워하는 걸 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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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윤석열 대통령이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및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특별법안’(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국회로 되돌아간 법안은 이번이 아홉번째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야당 및 진보정당, 시민사회계는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참사의 원인과 대응, 구조, 수습 과정의 문제점 등이 밝혀졌고, 현재 책임자들에 대한 사법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검경의 수사 결과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명확한 근거도 없이 추가적인 조사를 위한 별도의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는 게 과연 희생자와 유가족 그리고 국민께 어떤 의미가 있는지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특별법 재의요구안 상정 이유를 밝혔다.

▲30일 오후 2시 대구지역 68개 단체가 모인 윤석열심판 대구시국회의는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이태원 특별법 거부권 행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같은날 오후 2시 대구지역 68개 단체가 모인 윤석열심판 대구시국회의는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이태원 특별법 거부권 행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무분별한 거부권 남용을 규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벌써 9개의 법안이 대통령 거부권 앞에 무력화됐다. 정부와 여당이 참사의 진상 규명을 원치 않으며 책임이 드러날까 두려워하고 있는 것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이길우 윤석열심판시국회의 상임공동대표(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얼마 전 한 국회의원이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해진다고 말하자 폭력적으로 끌어냈다. 대통령이 보인 모습이 국민을 대하는 태도”라며 “특별법이 통과돼야 유가족의 상처가 아물고 안전한 국가가 될 수 있다. 윤석열 정권 퇴진을 위해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들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심순경 대구청년유니온 사무국장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는데, 참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기억해야 할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리고 20살이 되자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다. 여전히 사회적 참사를 마주하는 사회와 국가는 달라지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건 스스로가 져야 할 책임이 두려워서 회피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