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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가 제306회 임시회에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조례안’을 상정하고 심사에 돌입했다. 26일 대구지역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의 심사가 이뤄지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조례안의 실효성 있는 추진을 촉구했지만, 건교위는 원안대로 조례안을 심사 통과시켰다.
‘대구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조례안’은 육정미 대구시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이 대표발의했으며 임차인보호대책의 수립,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의 설치 및 운영, 전세사기피해자 지원사업에 대한 홍보 및 교육, 협력체계의 구축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 대구대책위원회와 대구피해자모임은 안건 심사를 앞두고 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먼저 조례가 제정된 지자체 사례를 들며 “대구시 조례안이 구체성이 떨어지고 지자체장의 책무가 분명히 명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늦게나마 조례가 발의된 것은 환영할 일이나, 실제 피해자를 위한 실효성 있는 조례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조례안에서 미비한 부분을 대구시의회가 적극적으로 수정해 의결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대구시 조례안의 문제로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 설치 및 운영’ 조항이 포함됐지만 ‘해야 한다’가 아닌 ‘할 수 있다’는 임의조항인 점 ▲법률 및 심리상담, 금융·주거지원 상담 및 유관기관 연계, 임대차 계약 관련 상담 및 정보 제공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피해지원센터를 통한 지원’으로 제한한 점 ▲타 지자체 조례엔 포함된 실태조사에 대한 규정이 없는 점 ▲지자체장의 책무가 ‘임차인 보호대책의 수립’에 한정된 점 등을 짚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들은 대구시의회에 ▲피해가구의 이사비 지원, 전세사기 특별법 외의 법률(소송 인지세, 송달료 등) 비용 추가지원 ▲대구도시공사의 전세사기 피해 주택 매입 방안 마련 ▲긴급주거 지원 대폭 확대 ▲지자체 지정 주택관리 업체 선정으로 피해건물 관리 지원 등이 담긴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서울시와 경기도의 조례에는 대부분 반영된 내용이다.
이들은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전세사기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단체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적극적으로 전세피해 예방 및 지원방안을 수립·시행해 단체장으로서 책무를 다하라”고 전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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