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을 맡았던 유영하 변호사가 대구 달서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권택흥 더불어민주당 달서구갑 예비후보는 “박근혜 팔이로 주권자를 모독한다”고 비판했다.
오전 10시, 유영하 변호사는 국민의힘 대구시당 강당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22대 총선에서 우리 국민의힘이 반드시 승리해서 선진 대한민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그 시작은 보수의 성지인 이곳 대구에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이영애, 허시영 대구시의원이 함께 참석했다.
유 변호사는 “그동안 많은 지역에서 출마요청을 받았지만, 달서구갑 지역으로 출마한다. 달서갑 지역은 앞으로 대구 정치의 중심이자, 저의 정치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생각했고, 달서구의 중심 지역으로 발전할 수 있는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라며 지역구 결정 이유를 밝혔다.
출마 기자회견 직후 유 변호사에게는 박 전 대통령 관련 질문이 집중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역구 선정에 어떤 역할을 했느냐는 질문에 유 변호사는 “달서갑 지역으로 출마한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제가 결정하고 말씀은 드리지만, 허락을 받거나 그런 부분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또 2월 5일 예정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회고록 출판기념회가 선거 지원 차원이 아니냐는 질문에 유 변호사는 “책 탈고가 1월 16일 이뤄졌다. 2월 5일 출판기념회는 저희가 아니라 출판사 쪽의 요청이었다. 제 선거 유세를 지원하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대구에 내려온 이후에도 지역구를 계속 옮겨다닌다는 비판에 대해선 “처음 대구와서 파동에 집을 얻었기 때문에 수성구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것이다. 여러 곳에서 출마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에 당선되고도 전직 대통령을 돕는 일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정확히는 변호인이죠. 제가 돌봐드리는 것은 회고록까지다. 그까지 돌봐드리고, 제가 국회의원이 되면 작은 심부름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거기에 매몰될 일은 없다”며 “지역구를 선정하면서 조금 발전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걸 보고 판단해주시면 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권택흥 더불어민주당 달서구갑 총선 예비후보는 성명을 내고 “피선거권을 가진 국민의 출마야 헌법상 권리지만 그의 출마 소식에 대구 시민들 특히, 달서갑 주민들은 불쾌하기 짝이 없다”며 “오직 ‘박근혜 팔이’로 아무 연고도 없는 달서갑 지역에 출마하겠다는 건 주권자를 모독하는 심판의 대상일 뿐”이라고 밝혔다.
권 후보는 “유영하 변호사께서는 여섯 번이면 공직선거에 충분히 도전했으니, 이제 그 족함을 알고 달서갑 주민을 모독하는 정치 놀음 보단 달성에 내려와 계신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잘 모셔 주시길 대구 시민의 입장에서 간곡히 권고드린다”고 밝혔다.
유영하 변호사는 2004년, 2008년, 2012년 경기도 군포시에 한나라당,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모두 2위로 낙선했다. 2016년에는 서울 송파을 후보로 단수공천 받았으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직인 날인 거부 이후 무공천 방침에 따라 출마하지 못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을 맡았고, 2022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홍준표 시장에게 패배해 출마하지 못했다. 그해 5월 수성구을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지만, 공천에서 탈락했다.
한편, 대구 달서구갑은 홍석준 의원(국민의힘)이 현역인 곳으로 22일 기준 예비후보는 2명(더불어민주당 권택흥, 국민의힘 김은하)만 등록했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