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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정보공개 행정이 지난해 ‘우수’ 평가를 받고 1년 만에 다시 ‘보통’으로 떨어졌다. 2019년 기관 평가가 시작된 후 대구시는 줄곧 ‘보통’ 평가를 받다가 2022년 처음 ‘우수’ 등급을 받았지만, 홍준표 시장 임기만을 평가한 2023년엔 다시 ‘보통’으로 떨어지게 됐다. 대구시는 ‘우수’ 등급 달성을 위한 계획으로 원문공개를 더 강화하는 방안 등을 계획 중이다.
지난 9일 행정안전부는 55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정보공개 종합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행안부는 중앙행정기관과 광역지자체, 기초지자체, 공사 등 550개 기관을 대상으로 2022년 9월 1일부터 2023년 8월 31일까지 1년 동안 이뤄진 정보공개 실적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했다. 종합평가는 2019년부터 도입돼 이번으로 5년차를 맞았다.
평가는 ▲사전적 정보공개 ▲원문정보 공개 ▲정보공개 청구 처리 ▲고객관리 및 운영 등 5개 분야에서 12개 지표를 두고 실시됐고, 각 기관은 유형별 평가 순위를 기준으로 최우수, 우수, 보통, 미흡 4개 등급으로 분류됐다. 550개 전체 대상을 놓고 보면, 최우수 기관 112개, 우수 165개, 보통 260개, 미흡 13개 등이다.
대구시는 유형별(광역지자체) 평가에서 92.11점을 얻어 ‘보통’으로 분류됐다. 광역지자체 17개 시·도 중 60점 미만이어서 미흡 평가를 받은 곳은 없고, 최우수 4개(부산, 경기, 전남, 경남), 우수 4개(서울, 울산, 충북, 충남)를 제외한 9개 지자체 모두 보통으로 분류됐다.
대구시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보통 등급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2022년엔 95.50점을 얻어 우수 등급으로 한 단계 높아졌다. 하지만 2023년 다시 ‘보통’으로 회귀했다. 홍 시장 취임 후 대구시의 정보공개 행정이 불투명하다는 비판이 이어져 온 것이 그대로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대구시의회 행감, ‘공무원 골프대회’ 지원 근거 자료 비공개 질타(‘23.11.10))
홍 시장 취임 후 대구시는 비공개 정보가 늘면서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실제로 대구시가 정해놓은 부서별 비공개 대상 정보 세부기준을 보면 2022년 440건이었던 비공개 대상이 2023년 7월 기준 494건까지 늘었다.
행안부 평가 결과를 보면 대구시의 불투명성은 원문공개율에서 다른 지자체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2023년 대구시는 17개 광역지자체 평가 평균 90.85점보다는 1.26점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전년대비론 3.39점이 줄었다.
대구시는 12개 평가 지표에서 고르게 광역지자체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원문공개율 평가(만점 10점)에서 평균(7.31점)보다 낮은 6.54점을 얻었다. 대구시 원문공개율이 65.4%로 광역지자체 평균 공개율 대비 낮다는 평가를 받은 탓이다.
대표적인 원문비공개 사례 중엔 대구시가 이전까지 공개하다가 2023년 돌연 비공개한 ‘2023 직원 동호회 지원 계획’이 있다. 대구시는 해당 정보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에도 비공개 결정을 했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비공개가 위법·부당하다는 결정을 받았다. (관련기사=중앙행심위, “대구시 정보 비공개 위법”···‘골프대회 지원 근거 자료’ 공개해야(‘23.11.9))
대구시는 올해 다시 ‘우수’ 등급 탈환을 계획하면서 원문공개율을 제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구시는 국장급 이상 결재문서 중 비공개 설정된 문서의 정보공개법 근거 재분류를 실시하고, 정보공개법상 ‘의사결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 중에 있는 사항’을 이유로 비공개한 정보는 비공개 필요성이 없어진 경우 공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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