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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건희 특검법)과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50억 클럽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양곡관리법, 간호법, 노란봉투법에 이은 네 번째 거부권 행사다.
국회로 다시 넘겨진 법안이 통과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및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야당이 전체 의석의 2/3가 안 되는 상황에서 사실상 통과되기 힘든 상황이다. 대통령 가족 관련 특검 반대를 두고 전국적으로 비판 여론이 일고 있고, 대구에서도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8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윤석열심판대구시국회의가 ‘50억 클럽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석열심판대구시국회의는 대구경북 노동‧시민‧사회단체 68개가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오랜 시간 국민들의 절박한 투쟁으로 만들어진 법안들을 모두 거부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가족의 비위사건을 감추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국민들의 63.4%가 윤 정부의 거부권 남용에 대해 잘못됐다고 답했다.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적 심판을 위한 투쟁을 조직하고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무 윤석열심판시국회의 상임공동대표는 “대통령은 국민을 우선하겠다고 말하면서 정치적 쇼를 하고 있다. 대통령의 이런 정치가 국민이 정치를 혐오하게 만들고 있다.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부터 공정과 상식을 말했지만 이를 뒤집고 있다. 70% 가까운 국민 여론이 특검법 통과를 말했지만 한꺼번에 거부했다.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미 대구촛불행동 공동대표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를 노골적으로 덮고 가겠다는 후안무치에 분노한다. 김건희 특검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법에 구속되지 않는 특권 계급이라는 것을 선언한, 헌법 위반 행위이자 명백한 탄핵 사유”라며 “50억 클럽 사안 역시 중대한 정치 범죄이자 권력형 범죄이다. 그럼에도 거부권으로 수사 자체를 봉쇄하겠다니 국민 누가 이를 용납하겠나”라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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