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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이 노중기 신임 대구미술관장을 비롯해 잇따르는 홍준표 시장 고교 동기들의 대구시 산하 기관장 선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대구경실련은 “낙하산 인사가 관행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노중기 관장 선임은 용납할 수 없는 인사”라며 “대구시의회는 미술관장, 대구메트로환경 사장 등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채용에 대한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29일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신임 대구미술관장으로 노중기 작가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노 작가는 홍준표 시장과 영남고 21회 동기로, 지난해 5월부터 8월 사이 대구미술관에서 열린 ‘지역작가 조명전’에 전시 중인 작품을 직접 그린 홍 시장 초상화와 교체해 논란을 일으킨 이다.
당시 노 작가는 <한겨레>에 “왕성하게 정계 활동하는 친구 모습을 생각하며 그린 작품”이라며 “홍 시장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바꿔 걸었던 것이다. 개막 때 바로 걸지 않은 건 실수”라고 말했고,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시가 끝날 때까지 작품을 내리지 않았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2023년 3월 이후 10개월 가량 공석이던 자리를 결국 홍 시장의 ‘친구’로 채우면서 또 다른 논란을 사게 된 셈이다. 같은 달 1일에는 홍 시장의 또 다른 고교 동기인 변태현 씨가 대구메트로환경 사장에도 선임됐다. 변 씨는 영남고 21회 동기회장을 맡고 있다. (관련기사=‘완성된’ 대구 미래 50년 기본틀은 안전한가? ① 기득권 카르텔 밀어낸 ‘홍준표 카르텔’(‘23.12.29))
2일 대구경실련은 잇따른 대구시의 ‘홍준표 친구’ 인사를 비롯해 홍 시장과 직간접적 인연에서 이어진 인사를 꼬집으며 “홍 시장은 취임사에서 ‘대구 대전환과 부흥을 위해 널리 인재를 구하겠다, 혈연과 학연, 지연에서 벗어나 능력이 검증된 유능한 인재를 모시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고 과거 홍 시장의 발언을 소환했다.
이어 “홍 시장은 취임 후 자신과 대구시정에 대한 비판을 ‘기득권 카르텔’의 시정개혁 방해로 비난하고 ‘개는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식으로 대구시정을 운영했다”며 “홍 시장 기준에 따르면 노 관장 등 홍 시장 취임 후 직간접적 영향력으로 기용된 인사는 모두 ‘널리 구한 능력이 검증된 유능한 인재’인 것이다. ‘능력이 검증된 유능한 인재’가 아니라면 시민을 기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구시정 비판에 대한 홍 시장, 대구시의 태도를 감안하면 노 관장 선임에 대한 비판과 우려는 ‘기득권 카르텔’의 ‘개소리’ 정도의 취급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비판하는 이들은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 하방한 정치인을 자처하며 관사에 거주하는 홍 시장과 그가 전일적으로 지배하는 대구시가 지역사회 구성원을 다루는 방식”이라고 힐난했다.
끝으로 “노 관장 선임과 같은 일이 유야무야된다면 이러한 일은 지속적으로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 심한 일도 벌어질 수 있다”며 “대구문화예술진흥원과 대구시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이를 취소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관장 채용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그의 자질과 능력을 공개적으로 검증할 것을 요구한다. 대구시의회는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채용에 대한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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