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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 농기계부품사 조양‧한울기공 노동조합 조합원 11명이 내년 1월 2일 해고될 위기에 처했다. 사측이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해고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해고 명단에는 조합원만이 이름을 올렸다. 전체 조합원 22명 중 절반이다. 노동조합은 부당해고 구제신청과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넣어 법적으로 다투는 동시에 사측에 강경 대응할 예정이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은 지난 7월 조양 대표이사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조양·한울기공은 전 직원이 29명으로, 지난 5월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대구지부 조양한울분회와 회사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해 103일간 파업을 진행했다. 회사는 파업이 시작된 바로 다음날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파업이 끝나고 사측은 노동조합 조합원 위주로 순환휴직을 시켰고, 분회장을 해고한 데 이어 조합원 11명에게 해고 예고 통보를 했다. (관련기사=달성군 농기계부품사 조양한울, 노조 조합원 11명 해고 예고(‘23.11.29))
27일 오후 3시 노조는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조양한울분회 투쟁승리를 위한 금속노조 대구지부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기경도 대표이사와 사측은 8월 21일 조합원들이 현장에 복귀한 이후에도 노사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며, 비조합원에 대한 부당승진 및 금품매수 등 부당노동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대표이사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앞에서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사측과 대표이사에 대한 노동청, 노동위원회, 달성경찰서 등에 제기된 사건만 40여 건에 달하는 상황이며, 특히 달성경찰서에는 횡령 배임 형사사건이 조사 중”이라며 “대등한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노동청의 엄정 수사와 합당한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근식 조양한울분회 조합원은 “해고 대상자에서 제외됐지만, 지금 이 상황이 참담하다. 나는 2007년 조양이 창원에서 대구 성서로 이사할 때 함께 했던 대구 창업 멤버다. 당시 회사가 이사한 날까지 기억할 정도로 애사심이 있다”고 말하며 목이 메였다.
이 조합원은 “회사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았지만 돌아온 건 부당한 대우와 노동 착취였다. 16년을 일했지만 잔업을 안 한 달에는 250만 원 미만을 받았다. 잔업을 해서 70시간 일하면 320만 원이 조금 넘었다”며 “우리가 노동조합을 해서 회사가 어려워진 게 아니다. 폐업을 하더라도 노동조합과 함께 갈 수 없다는 대표이사의 마음이 회사를 망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회사가 지난달 이들 11명에게 해고 예고를 하면서 밝힌 해고 사유는 ‘회사 경영 악화로 인한 경영상 해고’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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