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청년과 빚,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내며 함께 고민하는 축제가 열렸다. 16일 오후 대구 중구의 복합문화백화점 무영당에서 열린 ‘2023 빚 해결 페스타 : 론리(Lonely)하지 않은 론리(Loanee) 파티’는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이 주최·주관하고 다음세대재단이 지원, 브라이언 임팩트가 후원했다. 이날 행사는 라디오 상담, 부스, 공연, 대담 등의 프로그램으로 꾸려졌으며 주최 측 추산 1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는 ‘청년카운슬링 상담 부스’가 운영됐다. 채무조정 상담을 위해 신용회복위원회가, 금융상품 상담을 위해 대구은행이, 학자금 대출 상담을 위해 한국장학재단이 함께 했다. 이 외에도 주거, 노동, 취업 상담 부스가 마련됐다.
대학생 박지예 씨는 “여러 부스를 돌아봤는데, 취업상담이 가장 도움됐다. 학교 안에서 받는 취업 상담보다 다양한 길을 제시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있는데, 인턴제도에 대한 설명이 좋아서 돌아가면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한상수 씨도 “행사 취지가 좋아서 봉사단으로 참석했다. 실질적으로 부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다양한 경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지역에 필요한 단체이자 행사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오후 5시부터는 전체 행사인 ‘론리하지 않는 론리 나잇’ 파티가 열렸다. 이야기 손님으로는 길병진 디딤 초대 이사장, 정태운 대구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위원장, 황예지 채무 당사자, 김재광 희년은행 센터장, 최진아 디딤 조합원이 참석했다.
정태운 위원장은 자신의 전세사기 피해 이야기를 나누며 “주변에 전세사기를 당한 청년이 있다면 절대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달라”고 전했다. 사진관을 운영 중인 황예지 씨는 “사업을 시작하며 다중 채무를 졌다. 27살에 5,000여 만 원의 대출이 생기며 무리해서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보면 빚 덕분에 여러 활동을 할 수 있었고, 관계 금융 속에서 우울증이 좋아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유리 디딤 이사장은 행사 취지에 대해 “대구 청년들이 빚에 대해 같이 웃고 떠들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빚 해결 페스타에 참여하는 순간 만큼은 빚 고민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발견했으면 좋겠다”며 “빚은 혼자 해결하는 것보다 함께 털어놓고 이야기할 때 조금이나마 짐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은 2018년 설립된 대구지역 청년관계금융 단체이다.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소액대출을 진행하고, 매년 대구지역 청년부채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구 청년들의 부채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하는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