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의회, 이주민-선주민 갈등 통합 연구···이슬람 사원에 접목될까

"이주민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방향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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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의회가 선주민과 이주민 간 갈등과 통합을 주제로 연구 활동을 진행해 이주민의 권리를 인정하는 사회 통합을 위해 행정과 지역사회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결과를 도출했다. 이슬람사원 건축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지역 의회가 연구활동을 통해 도출한 결과인 만큼 이슬람사원 갈등 문제에도 접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대구 북구의회 의원 연구모임 ‘지역사회 갈등관리를 위한 연구회’는 영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책임연구원 구춘권)에 의뢰해 진행한 ‘지역사회 선주민-이주민의 갈등과 통합 연구’ 최종 보고회를 진행했다. 연구단이 발행한 연구보고서는 이슬람 사원 문제를 직접 다루진 않았지만, 이주민과 선주민 간 갈등 해소를 위한 정책 필요성과 행정적 방안 모색을 위해 수행됐다. 특히 지자체 차원에서 실현 가능한 정책 개발을 염두에 뒀다.

이번 연구는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 주민이 점차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들이 지방자치법상 ‘주민’임에도 행정 분야에서 주민으로서의 의무와 권리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을 문제로 여긴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인구감소 지역을 지탱하고, 노동력과 연구 인력으로 능력도 발휘해 경제에도 기여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사회 통합 방안은 부족한 상황도 문제로 지적한다.

연구진은 국내와 미국, 유럽의 이주민 갈등 사례와 이주민 유입 배경, 제도적 변화를 추적해 북구의 지역 특성을 반영한 지역 단위 정책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이주민 유입이 증가하는 한국에서 이주민 포용 정책의 방향은 갈등과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동화주의’가 아닌 이주민의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실천적 방안으로는 ▲경북대 재학 중인 유학생들과 연계로 이주민, 이주민 2세들에게 한국어 습득 등 공적 활동에 기여할 기회 제공 ▲이주민 대상 증오 범죄 감시 목적 옴부즈맨 도입 ▲선주민과 이주민 간 문화적 이해와 체험 폭을 넓혀 상호 이해 증진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상시 지속적 통합 과정 설계 ▲이주민 교육 위한 가칭 동네엄마 프로젝트 수행 등을 제안했다.

동네엄마 프로젝트는 독일의 ‘도시구역 어머니(Projekt Stadtteilmütter)’를 차용한 정책으로, 이를 통해 이주민 간 상호 도움과 지역사회 참여 증진을 이룰 수 있다는 제안이다. 독일 사회는 사회적 문제가 됐던 베를린 리틀리 학교의 이주민 갈등 사태에서 이주 배경 사회복지사, 멘토 등을 특별히 채용해 활용하고, 시의회와 구청이 특위를 만들어 개입함과 동시에 이주 배경 어머니를 멘토로 활용해 독일인과 이주민 사이 가교 역할을 하도록 하는 ‘도시구역 어머니’ 정책을 시도했다. 정책 결과 이주 배경 학생은 물론 ‘도시구역 어머니’로 활동한 이주민 또한 사회통합 정도가 높아져 갈등 해소에도 도움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연구진은 행정의 역할도 강조했다. 지자체 차원에서 이주민 지원 정책을 총괄하는 전담 부서 설치가 필요하며, 이주민 지원 정책 매뉴얼화, 이주민 지원 민관협의체 구성, 이주민 정착지원센터 설치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인구감소 상황에서 이주민 확대는 불가피한 현실이다. 외국인을 단기 노동력으로 보는 관점에서 탈피해 지역사회 구성원 중 일부로 보는 관점과 정책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검토한 의원연구모임 소속 오영준 북구의원은 “지역사회 이주민과 선주민 간 갈등 해소를 위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사한 사례가 앞으로도 계속 벌어질 것은 확실하다. 향후 벌어지는 갈등에서도 대비하는 데에 참고할 만한 결과”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우리 의원과 공무원의 학습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