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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서구가 대구도시철도 용산역에 10억을 들여 인공암벽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7월 추가경정에서 삭감된 예산을 내년 본예산에 다시 편성했는데, 달서구의회 심사 과정에서 이견이 표출되면서 본회의를 중단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예산이 통과됐다.
달서구는 대구도시철도 2호선 용산역에 기존 분수대 옹벽을 활용해 인공암벽장(너비 19m, 높이 9m)을 만들고, 어린이 놀이시설인 하이로프(300㎡) 등을 조성하는 ‘용산역 클라이밍 스퀘어(가칭)’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달서구는 내달 대구교통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실시 설계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인공암벽장 2억, 하이로프 6억, 부대시설 및 쉼터 2억 등 총 10억 원이 소요된다.
달서구는 관련 예산을 반영한 내년도 예산안을 의회로 제출했고, 의회는 상임위원회 심사 단계에서부터 진통을 겪었다. 예산 투입 대비 사업 효율성 등이 문제로 제기됐는데, 상임위원들은 수차례 비공개 표결까지 거치면서 의견 조율을 했지만, 찬반 동수로 결론이 나지 않았다. 결국 전문위원의 의견을 들어 회의 관례에 따라 예산 삭감 의견은 받아 들여지지 않게됐다.
박종길 복지문화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이곡·신당동)은 “지난 추경 예산안과 비교해 관련 논의의 진척이 있었다. 향후 운영을 대구교통공사에서 담당하기로 하면서 재정적 우려가 해소됐고, 부족한 성서권역에 주민들이 이용할 체육 시설이 생기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가족 단위 시설이라는 점도 고려했다”며 “상임위원회와 예산특별위원회에서 이미 심의했고, 통과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2일 오전 열린 달서구의회 300회 정례회 본회의에서도 해당 예산에 대한 이의제기는 이어졌다. 정순옥 의원(국민의힘, 상인3·도원동)은 “(집행부가) 용산역에 10억 원을 들여 클라이밍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추경에서 사업 효율성이 적다는 이유로 삭감했던 사업“이라며 ”다른 지역에서도 이용 인원이 적고 유지보수 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 예산 낭비가 지적되고 있다. 안전문제도 생겨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제대로 운영이 안되거나 몇 년 후 무용지물이 된 곳이 많다. 이곳들은 자체 사업비를 들여하지도 않았다”며 “사업은 주민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고, 기본 계획 수립과 철저한 심사를 거쳐 필요한 곳에 예산이 배분되어야 한다. 집행부가 사업을 강행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표결까지 요구하면서 강경하게 반대 의견을 개진했고 김해철 의장은 정회를 통해 의원 간 의견 조율에 나섰다. 정회 과정에서도 의원들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자, 이들은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비공식 투표까지 진행해 찬반 여부를 결정했다. 비공식 투표에선 24명 중 15명이 찬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찬성한 의원들은 상임위 심사를 거친 예산을 본회의에서 뒤집는 선례가 남아선 안된다는 의견 등을 종합해 찬성 투표한 것으로 알려진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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