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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10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한 노승권 전 대구지검장은 자신이 검사장 시절 사용한 특수활동비 오남용 의혹 문제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님을 표적으로 해서 만든 여러 가지 중 저도 하나 들어간 것”이라며 “과거부터 내려온 기준과 원칙에 따라 집행했다”고 말했다.
6일 오전 노승권 전 지검장은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내년 국회의원 선거 대구 중·남구 선거구 출마를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노 전 지검장은 특활비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물음을 받고 “어떤 언론에서 잠시 언급을 했는데, 사실 제 생각엔 우리 윤 대통령님을 표적으로 해서 만든 여러 가지 중에 저도 하나 들어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노 전 지검장은 “아시다시피 특활비는 제가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라며 “특활비라는 게 내려오면 과거에 내려왔던 기준과 원칙에 따라 집행되는 것이다. 검사들이 쓸 수 있는 게 아니고, 각 수사 부서, 일반 행정 부서에 배분되는 돈”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함부로 엉뚱하게 썼다면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을 것”이라며 “벌써 여러 번 확인됐기 때문에 더 이상 제가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제31회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검사가 된 노 전 지검장은 2017년 4월 있었던 이른바 ‘이영렬 돈봉투 만찬 사건’ 참석자 중 한 명이다. 당시 노 전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로 국정농단 특별수사본부 소속이었다. 그해 4월 21일 이영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노 전 지검장을 포함한 특수본 검사 6명과 함께 서울 서초동 한 식당에서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등과 저녁식사를 했고, 이 자리에서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이 검사들에게 현금 봉투를 돌렸다.
노 전 지검장을 포함한 특수본 검사들은 안 국장으로부터 현금 70~100만 원이 든 봉투를 받았는데, 특수본 검사 중 가장 상급자였던 노 전 지검장이 가장 많은 현금이 든 100만 원짜리 봉투를 받았다. 이렇게 나누어진 현금이 특수활동비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고, 검찰은 감찰에 나섰다. 감찰 결과 안 국장과 이 지검장에겐 면직 징계가 내려졌다.
노 전 지검장은 이영렬 돈봉투 만찬 2개월 뒤 대구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겨와 직접 특수활동비를 지급하는 위치에 올랐다. 뉴스민을 포함한 검찰 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이 확보한 2017년 8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대구지검 특활비 사용 내역을 확인해보면 노 전 지검장 시절엔 특활비가 월급처럼 고정지급되는 패턴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매달 영수장 한 장만 남긴 채 1명에게 450만 원을 포함해 800여만 원이 현금으로 여러 명에게 고정적으로 지급됐다.
노 전 지검장의 이날 해명에 따르면 이러한 지급 패턴이 과거부터 내려온 기준과 원칙에 따라 수사 부서 뿐 아니라 일반 행정 부서에도 나뉘어진 특활비라는 의미다. 기획재정부 <예산 및 기금 운용계획 지침>에 따르면 특활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외교, 안보, 경호 등 국정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여서 비수사 부서 등에 지급되는 특활비에 대한 의문이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이밖에도 노 전 지검장 재직 시절엔 연말이나 지검장 퇴임 시점에 특활비를 몰아 쓴 흔적도 확인된다. 2017년 12월에만 6,366만 원이 사용됐는데 공동취재단이 확보한 대구지검 특활비 집행내역 68개월치 중 이보다 더 많은 특활비가 사용된 달은 없다. 2018년 6월엔 고위검사 인사로 노 전 지검장이 사법연수원으로 발령이 났는데, 인사 발표가 난 6월 19일 이후부터 임기 마지막날인 21일까지 사흘 새 2,825만 원이 사용됐다. (관련기사=[검찰의 금고를 열다] ② ‘이영렬 돈봉투 만찬 당사자’ 노승권 전 대구지검장, 특활비 월급처럼 고정지급(‘23.9.14))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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