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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홍준표 시장 취임 후 운영 중이던 관사를 없애버렸던 서울본부에 숙소 지원 예산을 부활시켰다. 대구시는 지난해 서울본부를 홍 시장과 오래 인연을 맺어온 측근 인사들을 별정직과 임기제로 채우면서, 정무적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고 관사 비용이나 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어서 예산 절감 효과도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내년도 서울본부 예산안을 보면, 대구시는 올해 예산에는 반영하지 않았던 서울본부 근무 직원 숙소비 지원 예산을 3,120만 원 추가 편성했다. 대구시는 홍 시장 취임 후 ‘관사’도 혁신 대상으로 삼았다. 이름을 숙소로 바꾸고, 쓰지 않는 건 매각 또는 임대 계약을 종료해 수를 줄였다. 서울본부 직원용으로 운영하던 관사 4개도 없앴다.
그 덕으로 2022년까지 숙소 임차료로 1억 9,200만 원이 나가던 것이 올해는 사라졌다. 임차 비용 절감은 대구시가 서울본부 직원을 별정직과 임기제 등으로 채우면서 일었던 우려를 불식하는 근거 중 하나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김정기 당시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은 대구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통합신공항법이라든지 국회에 협조를 구해야 될 사안이 많아 도움이 되고 있다”며 “제일 큰 것은 서울에 일반직을 두면 관사, 숙소를 제공해야 되고 또 수당을 이렇게 계속 줘야 되는 예산도 있다. 서울에 근거지가 있는 정무라인이나 개방형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해서 그런 부분에 대한 예산 절감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제일 큰’ 것으로 내세운 장점은 불과 1년 만에 회귀하는 모습이다. 1년새 서울본부 구성원은 대외협력특보가 교체된 것 외에 큰 변동이 확인되지 않지만, 내년부터 다시 직원 숙소비 지원 예산이 부활할 전망이다. 대구시는 월 130만 원씩 2명에게 1년 간 지원하는 예산으로 3,120만 원을 편성했고, 그 이유로 지방에 근거를 둔 직원의 생활상 어려움을 들었다.
지난달 29일 기획조정실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황순조 기획조정실장은 예산 편성 배경에 대해 “직원 2명이 지방에 거주하다가 올라왔는데 애로가 많다”며 “과거에 대구시 직원들이 나가 있을 때는 직원에 대해 숙소비 지급을 했다”고 말했다.
임인환 기획행정위원장(국민의힘, 중구1)은 “지난번에 서울은 현지 사람으로 해서 숙소를 없앴다, 이렇게 분명히 이야길 했다”며 “관사나 숙소를 전체적으로 정리를 한다고 했는데 다시 이렇게 시작하나 싶다. 서울에 집 있는 사람은 안 주는거냐”라고 지난해 기획조정실의 답변을 상기시켰고, 황 실장은 “김정기 실장이 그렇게 답을 했다”며 “그렇게 큰소리 쳐놓고 실제론 지방에서 온 사람이 2명 있었던 모양이다. 이 사람들이 7급, 6급인데 월급으론 감당이 안 된다”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서울본부에 직원 인건비를 보면 별정직 7급 공무원 1명에겐 봉급과 수당으로 약 280만 원을 매월 지급하도록 편성됐지만, 임기제 공무원 6, 7급 각 2명과 1명에 대해선 500만 원에서 550만 원 상당을 매월 지급하도록 편성했다.
한편 임 위원장은 서울본부 정무특보 등에게 직무수행경비를 지급하는 것도 행정안전부 예산편성기준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예산안을 보면 서울본부는 본부장, 정무특보, 과장 등에게 각각 월 40만 원, 35만 원, 10만 원씩 직책급업무수행경비를 편성했다.
임 위원장은 “직책급 업무수행경비는 직무 수행 활동에 필요한 경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정식 직제상의 보조기관·보좌기관을 보유한 자에 대해 지급하는 것으로 나온다”며 “서울본부 정무특보는 어느 기준에 적용한 건가. 다른 시도에서 이런 사례를 알아보니 타시도에서 이런 식으로 편성돼 있는 게 없다”고 물었다.
황 실장은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을 하고, 몇 급 상당이라는 게 규정이 되어 있다. 규정에 따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급수에 따라 준 것으로 알고 있고, 인사 규정에 따른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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