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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 대구MBC 취재거부가 212일째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4월 대구MBC <시사톡톡> 방송 내용을 문제 삼으면서 5월 2일부터 대구MBC에 보도자료 제공 등을 멈추고, 취재거부 조치에 들어갔다. 이종헌 신공항건설특보는 방송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까지 했지만, 지난 10월 경찰은 무혐의 결정했다. 그럼에도 대구시가 취재거부를 이어갈 뿐 아니라 추가 고발까지 하고 나서자 지역 언론단체와 시민단체가 홍준표 시장을 규탄하고 나섰다.
29일 오전 전국언론노동조합대구경북협의회(대구일보, 대구CBS, 대구MBC, 매일신문, 안동MBC, 영남일보, 포항MBC, KBS대구경북, TBC대구방송),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기자회견을 통해 홍준표 시장이 언론 탄압을 멈추고 언론 자유와 시민 알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행정을 감시하는 언론이 시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비판을 했다며 고소·고발을 남용하는 광역단체장이 제대로 된 정치인인지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언론을 대하는 홍 시장의 태도는 마치 봉건시대 영주를 보는 듯하다. 대구MBC 취재거부를 마치 갑질 언론에 대한 대응으로 치환하지만, 각종 대구시 행정정보 비공개와 취재거부 등은 대구시의 갑질행정, 불통행정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또 “시정을 가장 밀착해 정책 방향과 내용을 비판하는 언론을 겁박하는데 어느 시민이 대구시의 정책에 대해 반대나 비판의 말을 할 수 있느냐”며 “언론의 취재, 시민의 정보 접근권 등을 거부하는데 도대체 무슨 일을 어떻게 추진하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알 도리가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지역 구성원을 갈라치기하거나 행정심판, 행정소송, 고소·고발만 횡행하여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끝으로 “언론 자유를 부정하고 시민 알권리를 무시하는 것은 그야말로 반민주적 폭거라고 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홍 시장의 일방적 폭거에서 수십 년 전 사라진 군사독재 시절의 기억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며 “원래 독재자란 비판을 잘 못 견뎌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시대의 정치인에게 비판은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정치인은 민주주의에 어울리지 않는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30일 대구MBC <시사톡톡>은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이 대구시가 추진하는 신공항 사업 성공을 담보할 수 있을지를 점검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홍 시장은 5월 1일 SNS를 통해 “이번 보도는 악의에 가득 찬 편파·왜곡 보도이기 때문에 더 이상 참지 않고 대응할 생각”이라며 “취재의 자유가 있으면 편파·왜곡 방송에 대해선 취재거부의 자유도 있다”고 대구MBC 취재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2일부터 대구시는 실제로 대구MBC에 대한 취재 편의 제공을 멈췄고, 9일 무렵에는 이종헌 신공항건설특보 명의로 <시사톡톡> 출연진과 제작진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고소 사건은 10월 23일께 경찰이 무혐의 처분 했지만, 대구시는 11월 2일 이의신청을 했다. 대구시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지난 13일 홍 시장도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대구시 명의로 고발에 나섰다. 그 사이 대구MBC는 대구시뿐 아니라 대구시 산하기관 등에서 출입이 제한되는 등 실제적 취재 제한 조치를 당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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