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서 ‘내 이름은 조선인, 군함도-미쓰비시 쿤칸지마’ 이재갑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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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조선인, 군함도-미쓰비시 쿤칸지마’ 이재갑 초대전이 이달 27일부터 12월 16일까지 경북대학교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대구경북겨레하나,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북대분회, 뉴스민 주최로 열리는 이번 사진전은 무료로 진행되며, 사진집 판매를 통해 사진전 개최 기금을 마련한다.

▲사진전은 이달 27일부터 12월 16일까지 경북대학교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군함도(하시마)는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항 근처에 위치한 섬으로, 1940년대 조선인 강제 징용이 이뤄진 곳이다. 19세기 후반 전범기업인 미쓰비시 그룹이 석탄을 채굴하기 위해 이곳을 개발했지만 1950대 일본 석탄 업계가 침체되면서 몰락해 1974년 폐광됐다.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역사 왜곡 논란을 빚었다.

주최 측은 “1923년 간토 대학살이 일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를 맞아 ‘이국땅에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원혼의 넋을 기리고, 특히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 노동자에 대한 피해 보상이 미미해지는 현실에서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준비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이재갑 사진작가는 2008년 7월 처음 군함도에 간 뒤 2019년까지 8번 이상 방문해 사진을 찍었다. 군함도를 촬영한 국내 작가는 이 작가가 유일하다. 부산, 광주 등의 지역에선 이재갑 작가의 군함도 사진전이 진행됐지만 대구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작가는 “군함도는 일본 땅 나가사키 앞바다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있는 곳은 어디나 군함도였다. ‘일본’, ‘강제징용’ 등 우리가 하는 말이 제대로 힘과 권력이 있는 이들에게 닿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사진전”이라며 “미래를 책임질 학생과 노동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특히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9일 오후 2시 경북대학교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내 이름은 조선인, 군함도-미쓰비시 쿤칸지마- 이재갑 사진전’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29일 오후 2시 경북대학교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내 이름은 조선인, 군함도-미쓰비시 쿤칸지마-이재갑 사진전’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는 주최 측 관계자에 더해 전태일의친구들, 대구경북진보연대, 여정남기념사업회, 민주노총 대구본부 등 30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김종국 대구경북겨레하나 상임대표는 “제대로 된 역사인식에 대한 고민이 없는 시절을 보내고 있다. 오늘 사진전을 계기로, 약자들 편에서 작품활동을 해 온 이재갑 작가님 작품을 통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우리 역사를 바로 잡아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덕연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북대분회장은 “미리 전시를 둘러봤는데, 단순히 군함도의 모습이 아니라 강제징용에서 일본군으로부터 희생됐던 당시의 아픔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며 “경북대학교에서 진행하게 되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