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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 농기계부품사 조양‧한울기공이 노동조합 임원을 포함한 조합원 11명에게 해고 통지를 하고, 희망퇴직 접수에 나섰다. 회사는 노동조합 파업 때문에 회사 일감이 70~80% 감소했다고 주장하지만, 노동조합은 “회사가 물량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있다”며 노조를 와해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조양·한울기공은 전 직원이 29명인 작은 회사다. 지난 5월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대구지부 조양한울분회와 회사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해 103일간 파업을 진행했다. 회사는 파업이 시작된 바로 다음날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8월 21일 노동조합은 사측과 합의한 뒤 회사에 복귀했지만 3개월 순환휴직에 들어갔고, 이달 9일 분회장을 해고했다. 분회장은 곧바로 재심을 청구했으나 21일 ‘1차 양정(해고) 유지’ 처분이 적힌 재심 통보서를 받았다. (관련기사=달성군 농기계부품사 조양한울, 분회장 해고 뒤 정리해고 예고(‘23.11.22.))
28일, 회사는 조합원 11명에게 해고 예고 통지를 했다. 부분회장 2명, 사무장 1명 등 노동조합 임원 및 교섭위원이 전부 포함됐다. 해고 사유는 ‘회사 경영 악화로 인한 경영상 해고’, 해고 시기는 내년 1월 1일이다. 회사는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 평가 기준표’를 함께 부착했다.
같은 날, 회사는 ‘노사관계의 불안과 장기간 파업에 따라 주 고객사가 구매정책 이원화 내지 다원화로 전환한 까닭으로 회사 일감이 70~80% 감소돼 회사는 창업 이래 최대 경영 위기 상태에 있다’면서 희망퇴직 요강을 발표했다. 11월 28일부터 12월 28일까지 한 달간 신청을 받으며 통상임금의 2개월분을 위로금으로 지급한다.
노조는 ▲비조합원은 해고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은 점 ▲선정 평가 기준표대로 계산했을 때 해고 대상자의 점수가 낮지 않은 점 ▲일감 70~80% 감소에 대한 데이터를 회사가 공개하지 않는 점 ▲물량 회복을 위해 회사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노조 파괴 및 불법 정리해고라고 본다.
손기백 조양한울분회장은 “사측은 (물량 감소에 대해) 파업 탓을 하면서 불법 직장폐쇄는 언급하지 않는다. 회사가 직장폐쇄를 하면서 파업이 길어진 것 아니냐”며 “어느 정도 물량은 회복됐고, 나머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회사 노력으로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사측은 물량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일영 금속노조 대구지회 지회장은 “교섭 과정에서 회사가 보여준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 특수 기간을 빼고 평시 대비 절반 정도 (물량이) 줄었다. 노동조합에서 사측에 주요 고객사를 함께 방문하자고 요청도 해봤지만 거부하는 등 적극적으로 물량 회복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정리해고 후 물량을 회복시키고 신규 채용을 하는 건 전형적인 노조 파괴 방식이다. 법률 대응과 함께 노동청 역할을 촉구할 계획이다. 노동청에서 특별 근로감독을 강도 높게 진행하고 사법 처리에 속도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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