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수능 영향력 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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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두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특권층과 사교육계의 눈치를 보며 시대를 역행하는 대입 체제 개편안”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전국 1만 5,000명이 참여한 ‘수능·내신 절대평가 촉구 서명운동’ 결과를 전하며 교육부가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를 여는 날에 맞춰 개편안 철회를 요구하는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교조 대구지부와 경북지부는 20일 오전 11시 대구교육청 앞에서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 폐지, 수능 내신 절대평가 도입 촉구, 입시지옥 해소, 수능·내신 절대평가 실현을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전교조 대구‧경북지부, 민주노총 대구본부, 참교육실천학부모회 등이 참여했다.

▲전교조 대구지부와 경북지부는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2028년 대입제도 개편안 전면 철회, 고교 내신과 수능 모두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수능을 자격고사화, 국민의견 수렴 위한 범국민 기구 꾸리고 대입제도 개편안 새로 마련 등을 요구했다. (사진=전교조 대구지부)

교육부가 발표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의 핵심은 내신 5등급제 도입, 수능 선택과목 폐지다. 내신은 모든 과목을 5등급 절대평가로 하되 성적 부풀리기를 막기 위해 상대평가 성적도 함께 기재하기로 했으며, 2028학년도 수능부터 국어와 수학뿐 아니라 사회와 과학에서도 선택 과목을 없애고 통합형으로 치르겠다는 내용이다.

전교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2025년부터 적용될 고교학점제와 새로운 교육과정은 절대평가에 기반하고 있다. 교육부가 과도한 사교육과 줄 세우기 경쟁의 원인으로 지목된 수능시험은 그대로 두고 엉뚱하게 학교 내신 평가만 고치겠다고 나선 것”이라며 “결국 학교의 평가 방식과 수능의 불일치는 수능의 영향력을 더 강화할 것이며, 이는 수능에 유리한 특목고와 서울 강남으로 대표되는 사회경제적 배경이 우수한 계층의 상위권 대학 독점을 더욱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개편안은 5등급 상대평가로 내신의 변별력은 낮추는 대신 수능의 통합형 수능 9등급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내신의 변별 구간을 축소시키고 수능의 변별력을 강화한다면 대입에서 수능이 가지는 영향력은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이는 더 빠른 지역 격차와 지역 붕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개편안의 수능 선택과목 폐지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냈다. 이들은 “상대평가 체제에서 선택과목을 폐지한 수능 개편은 국어, 수학의 수능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며 학생들의 수능 대비 사교육 의존도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전교조가 전국 고등학교 교사 1,175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8일부터 23일까지 ‘교육부의 2028 대입 제도 개편 시안’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 87.2%(절대 반대 46%, 반대 41.2%)가 ‘반대’ 의견을 냈다. 수능의 전면 절대평가 전환에 대해서는 71.7%가 ‘동의’를 선택, 수능 자격고사화에 대해서도 80.2%가 동의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