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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시내버스·도시철도 일반요금(교통카드 이용) 기준으로 현행 1,250원에서 250원~350원 가량 인상 근거로 이용객 감소와 원가 상승에 따른 시 재정 부담 가중을 내세웠다. 대구시 대중교통 요금조정 시민공청회에서 녹색당과 정의당 대구시당은 요금 인상 반대 피켓팅을 진행하고, 공청회에서 발언권을 얻어 요금 인상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혔다.
16일 오전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달구벌홀에서 ‘대중교통(시내버스, 도시철도) 요금조정 시민공청회’가 열렸다. 대구시는 2016년 12월 인상 이후 현재까지 코로나19와 서민 가계 부담 등을 이유로 요금 조정을 보류해 왔고, 서울 등 전국 지자체가 요금 인상을 논의함에 따라 대구시 역시 요금 조정을 추진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최재훈 대구시 버스운영과장은 “5년 주기로 요금이 인상 조정되어 왔으나 코로나 발생과 서민 가계 부담 등으로 그동안 요금 조정을 보류했다“며 “최소 250원 이상 인상이 필요하다는 건의에 따라 시내버스 용역 산정 결과와 대구교통공사 자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요금 조정안을 마련해 의견 수렴을 위해 공청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시 시내버스 요금 산정 용역 결과에 따르면, 2017년 일평균 버스 이용객 수가 65만 3,000명이었지만 ▲2019년 62만 9,000명 ▲2022년 50만 1,000명 ▲2023년(추정) 53만 6,000명 등으로 2023년은 이용객 비율이 2019년 대비 85.2%에 그쳤다. 코로나 팬더믹 이후 이용객 수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
대구시 재정지원금은 2017년 975억 원에서 2023년 2,393억 원으로 2017년 대비 1,418억 원이 증가했다. 운송원가 역시 2017년 3,307억 원에서 2023년 4,341억 원으로 증가했는데, 운송원가 증가 배경으로 인건비 615억 원 증가와 연료비 305억 원 증가가 주효했다.
대구시는 운송 수입으로 운송 원가를 회수하는 비율인 원가 회수율이 낮은 것을 문제로 짚었다. 2017년 70.5%에서 2022년 42.9%, 2023년(추정) 44.9%로 감소했다. 특·광역시 시내버스 원가 회수율은 서울(57.2%), 부산(47.3%), 대전(49.1%), 광주(41.9%) 등이다.
대구시는 국토교통부 시내버스 요금 산정 기준에 따라 2016년 요금 조정 시 미반영분(640원), 운송수입금 감소분 (250원), 인건비 등 총괄 원가 상승분(660원) 등 1,550원 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가계부담 등을 고려해 평균 원가 회수율 54.9% 수준으로 인상하겠다는 입장이다. 250원(일반 교통카드 기준 20%↑), 300원(24%↑), 350원(28%↑) 3가지 안을 고려하고, 청소년 및 어린이 요금은 인상률을 최소화해서, 요금 조정 시행은 내달로 계획했다.
대구시는 250원, 300원, 350원 인상에 따라 운송 수입금은 각각 372억 원, 454억 원, 530억 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운송 수입금 증가에 따라 재정 지원금은 2,393억 원에서 각각 2,021억 원, 1,939억 원, 1,863 억 원으로 감소할 걸로 전망했다.
대구도시철도도 시내버스와 상황이 비슷하다. 일반 교통카드 기준으로 운임은 1,250원이고 2016년 12월 운임 조정 후 7년 간 동결했다. 도시철도 연간 수송 현황을 보면 ▲2017년 44만 8,000명 ▲2019년 45만 9,000명 ▲2022년 36만 5,000명 ▲2023년 9월 기준 38만 6,000명으로 확인된다. 시내버스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팬더믹에 따른 비대면 문화 및 자가용 확산으로 이용객 수가 감소했고 여전히 회복되지 않는 상황으로 분석했다.
대구도시철도는 2019년 당기순손실이 1,396억 원이고, 2020년 2,062억 원, 2021년 1,935억 원, 2022년 1,868억 원의 손실이 났다. 올해도 6월 기준 781억 원 손실이 난 상태다. 대구도시철도 측은 2022년 기준 수송 원가가 3,615원이지만, 무임수송과 환승수송, 다자녀 및 학생 할인 등으로 실질적인 운임은 688원으로 파악했다. 대구도시철도 원가 회수율은 19%로, 다른 특·광역시는 서울(53.3%), 부산(28.6%), 인천(31.1%), 대전(19.3%), 광주(9.8%) 수준이다.
대구시 재정지원금은 ▲2018년 1,748억 원 ▲2019년 2,205억 원 ▲2020년 2,117억 원 ▲2021년 2,177억 원 ▲2022년 2,411억 원으로 2022년 기준으로 2018년과 비교해 37.9%가 증가했다. 대구도시철도는 물가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공익 서비스 비용 증가, 인구 감소 및 자가용 이용 증가 등에 의한 수송 증대, 노후 시설물 등에 대한 재투자 비용의 증가 등으로 인해 운영 적자가 매년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도시철도도 시내버스와 마찬가지로 250원, 300원, 350원 안을 제시했고, 청소년 및 어린이 운임은 동결한다고 밝혔다. 운임에 따른 수입 증대 효과는 187억 원(250원 인상), 224억 원(300원), 261억 원(350원)의 수익 증대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토론회는 우용환 경일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토론자로 박순환 대구교통공사 운영본부장, 김경도 대구광역시버스 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정현수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대표, 장성현 매일신문 사회부장, 임경희 대구경북소비자연맹 회장, 이상인 대구정책연구원 전략기획실장, 김대영 대구시 교통국장이 참석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모두 요금 인상의 불가피성에 공감하면서, 대중교통 이용 증가를 위한 고민과 인상에 따른 시민 설득을 위한 노력을 주문했다.
임경희 대구경북소비자연맹 회장은 “대중교통 요금을 조정해야 한다는 대구시의 요청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인구 감소는 계속되는데 앞으로 이용객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 부족한 운송 원가에 대해 대구시가 재정 지원을 해야 하는데 대구시가 관련 검토를 하고, 시민단체 차원에서 살펴보는 과정이 이뤄지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녹색당·정의당 대구시당 공청회서 반대 의견 전해
토론 이후 이어진 청중 질의 시간에는 녹색당·정의당 대구시당 관계자들이 발언권을 얻어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시민 참석이 저조한 시민공청회 상황에 유감을 표하고, 요금 인상을 비판했다.
황정화 녹색당 대구시당 운영위원장은 “시민 목소리를 듣기 위한 시민 공청회가 대중교통이 불편한 이곳에서 열린 것이 우선 유감”이라며 “용역을 하지 않아도 요금을 올리면 당연히 원가 회수율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히 알 수 있다. 왜 원가 회수율이 낮은 상태에 처했는지에 대해 시민을 설득할 수 있는 분석이 나오지 않았다. 인구 감소하고 승객 이용률이 적어서 원가 회수율이 낮아져 요금 인상을 해야 한다는 것은 피상적 분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중교통 분담률이 왜 30%가 되지 않는가를 보면, 대중교통이 시민에게 적절한 선택지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분명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공적 자금이 버스회사에 투입되는 만큼 운영에 개입하고 평가를 내릴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없다가 다른 도시가 올리니까 인상하면 시민들이 공감하기가 어렵다. 요금 인상은 너무 쉬운 선택지”라고 지적했다.
한민정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도 “먼저 시민공청회라고 했지만 정작 여기에 시민이 얼마나 있는 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시민 참여를 열어두고 토론하지 않는 점이 유감스럽다”며 “그동안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을 높이기 위한 토론회와 계획이 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들 주장처럼 공청회에는 시민 참석이 저조했다. 좌석은 대부분은 공무원들로 채워졌다. 김대영 교통국장은 “참석 공무원은 도시철도나 버스 관련 담당자들이다. 공청회 장소에 대해서도 의견을 많이 주셨는데, 여기서 (공청회를) 많이 한다”며 “시민들이 생각보다 많이 안 오셨지만 대신 그동안 언론에 많이 나와서 이해하고 계시지 않을까 한다. 또 정의당과 녹색당에서 대표로 시민 의견을 이야기해 주셨다”고 답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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