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행정 유가초 통폐합 갈등⋯대구시의회에서 해결될까

15일 대구시의회 정례회 개회⋯우동기 교육감 회의 참석
유가초 지키는 학부모 모임, 시의회 앞에서 집회 열어

17:44

대구교육청이 학부모 의견 수렴 과정을 졸속으로 진행하면서 갈등이 빚어진 달성군 유가초등학교 통폐합 문제가 대구시의회에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242회 대구시의회 1차 정례회 개회식이 열린 15일 오전, ‘농촌 작은학교 유가초를 지키는 학부모 모임’은 시의원들과 이날 의회에 참석한 우동기 교육감에게 의견을 전하기 위해 시의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유가초등학교 통합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15일 시의회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유가초등학교 통폐합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15일 시의회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김수옥 대표를 포함한 학부모 모임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9시 40분경부터 “남부 유가면에 마지막 남은 농촌 행복학교 유가초등학교를 지켜주세요”라고 적힌 피켓, “우리 학교 그냥 두세요”라고 적은 현수막을 들고 소규모 집회를 진행했다.

오전 9시 50분경 시의회에 도착한 우동기 교육감은 학부모 모임 집회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출입문을 지나쳤다. 우 교육감은 이날 시의회 본회의에 참석해 교육청 2차 추가경정 예산안에 대한 제안 설명을 했다.

▲우동기 교육감이 시의회로 입장하고 있다. 우동기 교육감 뒤로 학부모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이 보인다.
▲우동기 교육감이 시의회로 입장하고 있다. 우동기 교육감 뒤로 학부모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이 보인다.

우 교육감은 “최근 한 교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학교 생활 기록부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얼마 전 한 고등학교 교사가 무단으로 학생생활기록부를 정정한 사건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유가초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우 교육감은 “대구 학생들이 더욱 착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되며, 건강하고 공부도 잘하도록 항상 고민하고 노력하여 학생들이 꿈을 찾고, 희망 속에서 미래의 행복을 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행복’학교, 학부모 반대에도 통폐합 강행하면서
학생들의 ‘희망’과 미래의 ‘행복’ 이야기하는 교육감

김수옥 학부모 모임 대표는 “유가초등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다른 시도교육청과 달리 강압적으로 작은 학교를 통폐합하는 대구교육청에 문제 제기를 계속하기 위해 대동초 등 다른 통폐합 학교 학부모들과도 연대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김 대표는 “시의회 교육위원회 의원들을 만나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드렸다”며 “시의회뿐 아니라 달성군 의회와 지역 정치권, 시민사회단체에도 관심을 호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부모 모임이 시의회와 지역 정치권에 관심을 호소하는 데는 교육청이 최근 유가초 통폐합 문제와 관련한 조례개정안 입법을 예고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서 7일 대구교육청은 ‘대구광역시립학교 설치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입법 예고 했다. 교육청은 학교 신규 설립 및 학교 이전 등 학교 정보 변동 사항이 있으면 이 조례에 반영해야 한다. 조례개정안은 9월 1일 유가초등학교 통합을 대비해서 변경되는 학교 주소를 수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조례가 입법 예고 기간을 거쳐 다음 달 시의회 임시회에서 통과되면 유가초등학교 통합 이전 관련 행정 절차는 사실상 완료된다.

김수옥 대표는 “조례 통과 전 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교육청의 부당한 통폐합 추진을 막아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