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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 노동정책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전문가, 노동활동가 참여 토론회에서는 구체적인 사안에 집중하는 지역 주도 노동정책의 필요성과 노조와 지자체,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성의 필요성 등이 제안됐다.
15일 오후 대구 달성군 대구테크비즈센터에서 ‘달성군 노동정책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와 김보경 달성군의원 주최로 열렸다.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방자치단체 노동정책 현황과 비교:기초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에 나서 지역 현실에 맞는 노동 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좋은 반응을 얻은 지역노동 정책의 구체적 사례로 ‘노동자 작업복 공동세탁소’를 제시했다. (관련기사=경산에도 노동자 작업복 공동세탁소 생긴다(‘22.12.20))
이 교수는 “일자리, 노동자 보호, 정책 거버넌스 등 노동정책이 대부분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뤄지고, 지자체는 관련 권한이 없다 보니 지역 취약계층 노동자가 방치된다”며 “방치의 결과로 (노동환경이 나빠지고) 노동자들이 지역에서 일하려 하지 않는다. 중앙정부 중심의 획일화된 정책, 예산과 권한을 독점하는 노동정책에 대한 반성과 각 지역 현실을 반영한 구체적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몇 년 전에 나온 ‘노동자 빨래방’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전에는 노동자들이 화학물질 등이 묻은 작업복을 집에 가져가서 아이들 옷과 같이 빨았는데, 빨래방을 통해 공단에서 저렴하게 작업복을 빨 수 있게 했다“며 ”굉장히 만족도가 높았는데, 지역 노동정책은 이처럼 지역현실을 구체적으로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지역 노동정책이 잘 안되는 이유는 구체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은 강북에는 봉제나 서비스업(식당)이 많아서 취약계층, 플랫폼노동자들의 보험료 지원이 나올 수 있다. 중구는 대기업과 사무관리직이 많으니 또 그에 따라 정책 방향이 달라져야 한다“며 “공단이 많은 달성군은 이주노동자가 굉장히 중요한 정책의 측면이 될 수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점차 확대될텐데 입국한 노동자들이 지역으로 오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지역의 노동정책”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역 노동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구체적 분석과 실태조사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기초지자체 단위에서 관련 자료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정책의 수요를 발굴하는 실태조사와 분석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면서 “중앙정부가 조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기초지자체는 미조직 노동이나 법, 제도가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노동정책을 펼쳐 보완해야 한다. 특히 지역 내 노사 간 협력 관계 형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번째 발제자로 임운택 계명대 교수가 나서 ’대구광역시 달성군 고용창출형 산업정책 현황와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임 교수는 대구시 자치구·군별 고용률(2023년 1/2분기 기준)에서 달성군이 61.8%로 가장 높은 사실을 짚고, 달성군이 대구 주요 산업단지 소재 지역으로 2019년부터 사업체와 종업원 수가 꾸준히 증가해온 사실을 상기했다. 또 사업체 수 분포(2022년 기준)에서 기계 관련 사업체가 616개소로 가장 많고, 섬유의복, 운송장비, 전기전자, 석유화학, 목재종이출판 순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굉장히 빠르게 산업이 재편되고 있고, 탈탄소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대구하면 떠오르는 것이 섬유였다. 대구는 아직 섬유를 놓지 않고 있다”며 “섬유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가 됐고, 자동차 부품과 산업기계 산업도 굉장히 변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금 조직화된 노동자들, 중고령자가 은퇴하면 이 자리가 채워지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지역사회가 공동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화된 노동자들이 적극 개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지역에서 얼마나 주도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일자리 향방이 달라진다“며 “지역산업의 급격한 구조 재편에 대비해 고용과 사회안전망, 직업훈련사업의 상호보완성을 강화하고 직업훈련 참여 장기실업자의 생계비 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가로 임 교수는 “인위적인 중앙집중적 재편보다는 지역 내 또는 지역 간 거버넌스의 합리적 경쟁구조 도입과 함께 전달체계 커버넌스 등의 활성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지역의 이해관계자, 즉 지방정부와 산업계, 노동계가 민주적으로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지역 주도 거버넌스의 총괄적 지원과 운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발제자들과 비슷한 문제의식이 공유됐다. 김무강 민주노총 대구본부 정책기획국장은 “제조업이 주된 산업인 달성군은 고질적인 원하청 격차와 기업 내 비정규직, 사내하청 등 불법파견 문제가 있다. 산업 전환 대응과 노동 안전 확보, 특수고용에 따른 취약노동자 보호 및 지원을 위해 노동정책 기본계획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며 “노동전담조직 신설과 함께 노조와 함께 지역 커버넌스 구성을 통해 노동현안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희정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대구경북지역 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이주민, 이주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하고 차별과 혐오가 없도록 하는 것이 이주민의 장기 체류를 유도하고 노동이 존중받는 달성군의 토대가 된다”며 “이주 유관 단체 정례협의와 통·번역 지원 시스템 마련, 노동법 위반 사업장 고발센터 운영,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공공형 기숙사와 통근버스 및 휴게실 설치 등을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김예민 대구여성회 대표는 “달성군에 여성노동에 관한 조례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인데, 관련 조례는 여성농업인 육성 지원 조례가 유일하고 이 또한 출산과 양육 부분에 집중되어 있어 한계가 있다“며 ”여성노동정책이 단순히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에 미치는 상호작용과 영향을 고려하면 중요한 역할을 갖는다. 균형있고 실효성 있는 여성 노동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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