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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경북 고령에 공급하는 수돗물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발암물질이 검출된 일로 환경단체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낙동강네트워크와 대구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은 마루타가 아니다. 국민은 안전한 수돗물을 원한다”며 “정부는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6일 한국물환경학회·대한상하수도학회 공동포럼에서 맹승규 세종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대구와 고령군 수돗물 총트리할로메탄(THMs) 농도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0.1ppm)를 최대 1.7배까지 넘겼다고 밝혔다. 총트리할로메탄은 수돗물을 소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독 부산물로, 발암물질이다.
논란 이후 대구시는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명 자료를 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8월 매곡정수장을 통한 관말(가정집 수도꼭지) 수치는 0.085ppm, 문산정수장을 통한 관말 수치는 0.082ppm으로 기준치 0.1ppm 이하로 확인됐다. 이를 근거로 대구시는 자체 검사 결과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냈다.
대구시 입장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단체는 정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31일 낙동강네트워크 등은 동인동 대구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총트리할로메탄은 정수장에서 미생물과 같은 유기물 억제를 위한 염소 투입에 따른 소독 부산물로 잔류 염소 반응 시간이 늘수록 소독 부산물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구시가 측정해서 제시하는 농도조차 독일과 네덜란드 기준치를 훌쩍 초과하고, 미국 기준치도 넘어선다. 여전히 위험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낙동강 권역 주민들은 2중, 3중 수돗물 불안 속에 살고 있다. 4대강 사업 이후 대규모 녹조 창궐에 따라 수돗물 불안은 더 가중됐다는 것이 지역 시민단체들의 공통된 지적”이라며 “총트리할로메탄 기준 초과는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과 관계가 깊다. 또한 녹조를 잡겠다고 소독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향에 따라 발생한 사건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총트리할로메탄 기준 초과 문제를 얼렁뚱땅 넘어가선 절대 안된다”며 “녹조라떼를 만든 것도, 이 문제를 10년 넘게 방치한 것도 국가 등 행정기관이다. 의지와 실력도 없어 보이는 게 현실이다. 그만큼 신뢰도가 극에 떨어졌다”고 힐난했다.
끝으로 “민관학이 함께하는 대책기구를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강의 자연성을 되찾아 주는 것이 녹조 문제와 소독 부산물 문제를 완화하는 지름길이란 사실을 명심하고 하루 빨리 낙동강의 자연성을 회복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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