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와 대구 8개 구⋅군 기초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당 차원에서 의장단 선출에 개입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달로 7대 의회 전반기 일정이 마무리되는 각 의회는 다음 달 초 후반기를 이끌어갈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한다. 전반기 의회에서는 시의회를 포함한 9곳 모두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의장, 부의장을 독식했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후반기 의장단도 새누리당이 모두 차지할 공산이 크다.
수성구의회만 비새누리당 의원(9명)과 새누리당 의원(11명)이 비등하게 구성되어 있을 뿐이고, 다른 의회는 대부분 새누리당이 압도적 다수를 점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사전에 합의만 하면 무난하게 의장단을 독식할 수 있다. 이미 일부 의회에서는 새누리당 소속 특정 의원이 의장으로 내정됐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더구나 새누리당은 당 차원에서 의장단 선출에 개입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 중앙당은 각 시⋅도당으로 사전 조율을 거쳐 지방의회 의장단을 구성하도록 하라는 지침까지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심한 내홍을 겪은 새누리당이 혹시 있을지 모르는 당 내 분열을 사전에 차단하고 안전하게 의장단을 확보하려는 속셈인 것이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대구 지역 야권과 시민사회단체는 일제히 새누리당을 비난하고 나섰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지난 10일 논평을 내고 “새누리당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 지침은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해악질”이라고 비난했다.
대구참여연대도 14일 성명을 통해 “새누리당 중앙당과 대구시당은 지방의회 의장단 선거 개입 말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참여연대는 “새누리당 중앙당과 광역시⋅도당이 지방의회 자율성을 훼손하고 가만히 두어도 다수 의석으로 지방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마당에 의장단마저 독식하려는 정치적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참여연대는 “현재의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방식은 정견발표도 없이 이합집산에 의해 의장단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며 “대구시의회를 비롯한 대구경북의 광역 및 기초의회는 지금이라도 의회 회의규칙을 개정해 정견발표를 명문화하는 등 의장단 선거방식 폐해를 개선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