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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가 대구교육청의 내년도 대규모 학급 수 감축 계획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교육재정 축소와 교원정원 감축 문제를 대규모 학급 수 감축이라는 손쉬운 방식으로 해결하려 해서 안 된다”며 “학급 수 감축 방식은 학교로 보내야 할 기본운영비를 줄이고 수당 등 인건비를 줄이려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5일 교육부가 강민정 의원실(더불어민주당, 비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초등 교원은 14만 7,683명, 중등 교원은 13만 9,439명으로 잠정 배정됐다. 올해 대비 초등교원이 1,000여 명, 중등교원이 1,500여 명 줄어드는 수치다. 대구도 이에 따라 내년 교원 정원이 초등 63명, 중등 235명 감축될 예정이다.
전교조 대구지부는 이러한 교원 감축 추세가 학령인구 감소폭보다 가파르게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대구지역 학령인구가 2022년 27만 7,954명에서 2023년 27만 3,623명으로, 4,331명이 줄어든 데 반해 교원은 학급당 20명을 기준으로 한 216명보다 많은 394명을 줄인다는 설명이다. 교육 현장에선 이런 흐름이 지역의 학급 수 축소, 기간제 교사 증가, 교원 행정업무 증가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전교조 대구지부는 성명문을 내 “대구교육청은 자체예산 확보를 통한 인력 충원 대신 교육재정 축소와 교원정원 감소 충격을 초·중·고별 학급 수 감축으로 해결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대구교육청의 2024년 중·고 학급 배정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대비 중학교는 141학급, 고등학교는 62학급을 감축할 예정이다. 대구 관내 중학교가 총 129개 교(군위 포함)인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 학교가 학급 수 감축 대상이 된다. 고등학교의 경우에도 67개 교(일반고 기준) 중 내년에 공립 40학급, 사립 22학급 등 총 62학급이 감축 예정이다.
전교조는 “올해 대구지역 중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일반학급 기준)가 24.21명인 것을 감안하면 내년에 학급당 학생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며 “교사의 수업 시수, 행정 업무, 다학년·다교과지도가 증가한다거나 상치나 겸무교사 증가 등 예측하기 어려운 부작용과 교육과정 운영 파행 또한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학교 예산의 40~60%를 차지하는 목적사업비(공모·시범사업, 정책사업 등 500여 종류)를 줄이거나 일회성 보여주기식 사업 폐지 등 재정 효율화를 모색하는 대신 학교에 보낼 예산과 사람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각종 정책사업, 공모사업, 동아리사업 등 목적사업의 실효성과 부작용을 전면 재검토해 불필요한 사업으로 예산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이라고 짚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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