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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을 마련 중인 대구시가 내년도 산하 출자·출연기관 중 대구의료원 출연금을 올해 대비 약 16%p 삭감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올해도 전년보다 3억 원 감액해 출연금을 편성했지만, 일반 사업비를 늘려서 실제 의료원 지원 예산은 늘렸다. 내년 본예산에서도 일반 사업비 증가가 없다면, 코로나19 이후 증가하던 대구의료원 지원 예산이 감소할 전망이다.
대구시가 대구시의회에 제출한 각 실·국별 출연 계획안을 보면, 대구시는 15개 기관에 총 635억 1,700만 원을 출연할 예정이다. 올해 741억 8,500만 원 대비 106억 6,800만 원(14.4%p)이 감소한 금액이다.
감소액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기관은 대구문화예술진흥원(문예진흥원)이다. 문예진흥원은 올해 283억 6,800만 원 대비 85억 8,100만 원(30.2%p) 줄어든 197억 8,700만 원 출연 예정이다. 감소액만 놓고 보면 가장 많은 규모가 준다. 그 뒤를 올해 대비 18억 원(31%p) 감소한 대구테크노파크, 10억 원(16.1%p) 감소한 대구의료원 순으로 잇는다.
다만, 대구테크노파크 출연금 감소분 18억 원은 2020년부터 시작한 ‘POST 코로나 창업벤처 펀드’ 조성 출자 계획이 완료됨에 따라 자연 감소했다. 대구시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42억 원을 출자했고, 올해 18억 원 출자를 끝으로 내년부터 투자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반면, 문예진흥원과 대구의료원은 각 기관이 요구한 출연금보다도 삭감한 금액이 계획됐다. 문예진흥원 출연 계획안을 보면, 진흥원은 기관운영비(인건비+운영비+예비비) 212억 6,300만 원을 요구했지만 대구시 담당부서는 197억 8,700만 원을 편성하기로 했다. 기관운영비만 두고 올해와 비교하면 약 17억 원이 증가했지만, 위탁기관 운영비 103억 4,400만 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출연금 규모가 크게 줄었다.
위탁기관 운영비는 문화예술회관, 대구미술관, 콘서트하우스 등 대구시가 문예진흥원에 운영 위탁한 기관 6곳 운영 경비다. 대구시는 이 비용을 내년부터는 기관별 위탁사업비로 별도 편성할 계획이다. 대구시 문화예술정책과는 위탁사업비를 올해 수준으로 예산부서에 요청한 상태이지만,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긴축 기조를 강화하는 대구시가 얼마나 반영할지는 미지수다.
대구의료원은 문예진흥원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 대구시는 전년 대비 올해 출연금도 3억 원 줄였고, 내년도 출연금도 10억 원 더 줄이기로 했다. 대구의료원 출연금은 공익진료결손금, 코로나19 이후 운영 정상화 지원 등으로 나뉘는데, 지난해 65억 원(공익결손 45억, 코로나 지원 20억)에서 올해 62억 원(52억, 10억)로 줄고, 내년에는 52억 원(42억, 10억)으로 줄게 됐다.
대구의료원 출연 계획안을 보면, 의료원은 공익결손 59억 원, 코로나 지원 13억 원 등 합계 72억 원을 요구했지만, 대구시 담당부서가 20억 원을 감한 52억 원으로 편성한 것으로 확인된다. 대구시의 내년도 본예산안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출연금 감소분 만큼 일반 사업비 증가가 없다면, 의료원에 대한 지원이 코로나19 이후 처음 꺾일 공산이 크다.
실제로 올해 대구시는 출연금을 3억 원 줄이긴 했지만, 공공·응급 의료 기능 강화 사업으로 전년보다 각 30억 원 많은 인력 보강 지원 예산과 장비보강 지원 예산을 편성했다. 48억 원 감소한 기능보강사업 예산을 고려하면 전년보다 올해 8억 8,500만 원 더 많은 예산을 편성했다. 대구시는 2021년 본예산에서 의료원 지원 예산을 삭감했다가, 추경을 통해 100억 원 늘린 이후 올해까지 늘려왔다. (관련기사=대구시, 삭감한 대구의료원 예산 추가 지원 나서(‘21.3.9))
한편 대구시의회는 11일부터 304회 임시회를 열고 대구시가 제출한 출연 계획안 등을 심사할 계획이다. 임시회는 20일까지 이어지고, 출연 계획안 등 38개 안건을 심의한다. 18일에는 김시오 신임 대구의료원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18일 열린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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