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뉴스민은 뉴스타파와 3개 시민단체(세금도둑잡아라, 함께하는시민행동, 정보공개센터)가 진행한 <검찰의 금고를 열다> 프로젝트 시즌2에 대구/경북 검찰청 검증을 담당하는 언론사로 참여했다. 뉴스타파와 뉴스민을 포함해, 경남도민일보, 뉴스하다, 부산MBC, 충청리뷰 등 6개 언론이 ‘검찰 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을 꾸렸고, 전국 67개 검찰청의 예산 오남용과 세금 부정 사용을 추적했다. 결과는 14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대구경북 10개 검찰청의 2017년부터 2023년까지 69개월치 특수활동비 집행 현황을 보면, 대구경북에선 검찰청을 불문하고 해를 가리지 않고 연말에 많은 돈이 나가는 사실이 확인된다. 검찰 주장대로면 대구경북 검찰청에선 2017년부터 2023년까지 검찰청을 불문하고 연말에 기밀수사가 몰렸다는 의미다.
<뉴스민>은 대구경북 10개 검찰청의 특활비 집행이 연말이나 명절 같은 특정 시기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하나의 가설을 세웠다. 특정 검찰청이 특정한 해에만 연말·명절 시점에 특활비를 많이 집행했다면, 그 시점에 기밀수사 업무가 많았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검찰청을 불문해 매해 연말·명절 시점에 특활비 지출이 많다면 기밀수사와 상관없이 연말·명절의 떡값성 지출 경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다. 그게 아니라면 검찰은 연말·명절만 되면 ‘기밀수사’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할 것이다.
대구경북 10개 검찰청 중 8개 검찰청 연말 쏠림 뚜렷
11, 12월 제외하면 대체로 고른 지출 경향 보이지만
7개 검찰청 11월+12월 집행분이 전체의 25% 이상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살펴본 것은 10개 검찰청 69개월 특활비 지출 내역의 월별 평균치다. 연간 특활비 집행 규모가 일정하다면, 분석 기간 동안 월간 평균 집행량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평균치이기 때문에 2017년 자료 일체가 없거나(서부, 김천, 상주), 2019년 9월까지(포항), 2022년 12월까지(고검) 공개한 검찰청을 함께 살펴보는데도 오차를 줄일 수 있다. 10개 검찰청이 공개한 자료 기준으로 분석기간은 최대 2017년 8월부터 2023년 4월까지다.
흥미롭게도 10개 검찰청의 월별 특활비 평균치를 보면, 8개 검찰청이 12월과 11월에 특활비 집행량이 몰린 경향이 뚜렷하다. 대구지검, 포항지청, 김천지청, 상주지청은 모두 12월 평균치가 가장 높다. 대구지검과 포항·김천지청은 11월이 그다음으로 높아서 연말로 갈수록 특활비 집행 규모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대구고검과 서부지청, 안동지청, 경주지청도 12월 평균치가 열두 달 중 두 번째로 높다. 대구고검과 서부지청은 11월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되어서 연말로 갈수록 특활비 집행 규모가 느는 경향을 보였다. 즉, 8개 검찰청의 월별 평균치를 보면 1년 열두 달 중 12월과 11월에 특활비 사용이 늘어나는 공통된 경향이 확인된다.
총액을 기준으로 11월, 12월에 쓴 비율을 따져봐도, 1년 열두 달 중 유독 11월, 12월분이 전체 특수활동비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검찰청이 김천지청(33.4%), 포항지청(31.0%), 서부지청(30.9%) 등 3곳이고, 25%를 넘기는 곳도 대구지검(29.4%), 대구고검(28.9%), 안동지청(27.7%), 상주지청(26.9%) 등 4곳이다.
김천지청의 경우 11, 12월을 제외하면 최소 5.8%에서 최고 8.6% 사이에서 6%대 고른 지출을 보이지만, 12월에만 19.6%가 쓰여서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대구지검 역시 11, 12월을 빼면 최소 4.7%에서 최고 8.7% 사이에서 7%대 고른 지출을 보이지만 12월에만 19%가 지급됐다. 남은 예산을 연말에 몰아 쓴 정황으로 보이지만, 검찰은 수사에 사용했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대구지검, 2017·2019·2021년 연말 쏠림 뚜렷
2017년은 대검 연말 돈잔치 의혹 바로 다음날
2019년엔 12월 근무일 21일 중 19일을 특활비 지출
2019·2021년엔 12월 한 달에만 64회 지출, 68개월 중 최대
뉴스민은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분석기간 동안 월간 집행 규모 차이도 살폈다. 개별 검찰청의 월별 집행액을 많은 순으로 살펴볼 때 2017년부터 2021년 사이 12월 집행량이 검찰청을 불문하고 뚜렷하게 상위권에 위치하는 경향도 확인했다.
대구지검은 2017년 9월부터 2023년 4월까지 68개월 동안 12월에만 평균 2,892만 원(아래 천원 단위 절삭)을 썼다. 연간으로 살펴보면 2017년, 2019년, 2021년에는 각 6,336만 원, 3,646만 원, 3,968만 원으로 12월에 가장 많은 특활비를 썼다.
2017년 12월에 쓴 6,336만 원 중 2,290만 원(36.2%)이 12월 27일과 29일 이틀 새 집행됐다. 12월 27일 하루에만 20명에게 2,000만 원이 넘는 돈이 차등하게 지급됐는데, 이날은 대검찰청이 전국 검찰청으로 4억 1,000만 원을 고르게 분배한 12월 26일 바로 다음 날이다.
2019년에는 12월 한 달, 31일 동안 특활비가 한 번이라도 집행된 날이 19일에 달한다. 주말(9일)과 성탄절(1일)을 제외한 21일 중 90.5%다. 근무일에는 거의 매일 특활비를 썼다는 의미다. 12월 한 달 동안에만 62회 지출이 이뤄졌는데, 1월부터 11월까지는 월평균 18회, 823만 원 집행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2021년도 비슷하다. 12월 한 달, 31일 동안 한 번이라도 특활비가 집행된 날이 17일이다. 한 달 동안 집행 건수도 2019년과 동일하게 64회다. 2019년과 2021년 12월의 64회 집행은 대구지검의 68개월을 통틀어 가장 많은 집행 건수다.
김천지청, 2018년~2021년 4년 동안 12월에 가장 많이 써
상주지청, 63개월 중 17개월은 1원도 안 썼지만···12월엔?
포항지청, 25개월치 중 2018년 12월에만 1,394만 원 집행
김천지청은 2018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64개월 동안 12월에만 평균 578만 원을 썼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동안에는 12월에만 각 1,226만 원, 436만 원, 605만 원, 513만 원을 쓰면서 해당 연도에 가장 많은 돈을 썼다. 12월을 제외한 59개월 중 500만 원을 초과해 특활비를 쓴 경우는 2018년 11월뿐이다. 11월까지 제외한 54개월 중에선 2018년 7월 401만 원이 최고다.
상주지청은 2018년 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63개월 동안 17개월(27.0%)은 특활비를 1원도 쓰지 않기도 했지만, 12월에는 평균 363만 원을 썼다. 2022년 12월이 1원도 쓰지 않은 17개월에 포함된다는 걸 고려하면 앞선 4개년 동안 12월에 쓴 특활비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게 방증된다. 특히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동안에는 12월에만 각 660만 원, 482만 원, 330만 원을 쓰면서 해당 연도에 가장 많은 돈을 썼고, 2021년엔 열두 달 중 두 번째로 많은 돈(348만 원)을 썼다.
포항지청은 2017년 9월부터 2019년 9월까지 25개월치 정보만 공개한 상태인데, 이 기간 12월 평균 914만 원을 썼다. 특히 2018년 12월에 1,394만 원을 쓰면서 25개월 중 가장 많은 지출을 보였다. 2017년은 9월(474만 원)에 가장 많은 돈을 쓰고, 12월(435만 원)은 그 뒤를 이었다.
대구고검, 서부지청, 안동지청도 11, 12월 집중 현상
대구고검, 11월 평균치 최고, 12월은 그다음
2017·2018·2020·2021년 11, 12월 쏠림 뚜렷
대구고검과 서부지청, 안동지청은 각 분석기간 중 전체 특활비의 25% 이상을 11월과 12월에 집중적으로 썼다. 대구고검과 서부지청은 열두 달 중 11월 평균치가 가장 높고, 12월이 그 뒤를 잇는다. 안동지청은 9월 평균치가 가장 높지만, 12월과 11월이 바로 뒤를 이어서 연말 두 달 동안에만 전체 특활비의 27.7%가 사용됐다.
대구고검 특활비 사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11월 평균치가 615만 원, 12월 평균치는 587만 원 순으로 크다. 1년 열두 달 중 11, 12월 두 달에 쓴 특활비가 28.9%를 차지한다. 분석기간인 64개월(2017년 9월~2022년 12월) 사이 2018년엔 11월 832만 원, 12월 769만 원 순으로 많이 썼고, 2021년엔 11월에만 1,400만 원 나갔다. 이밖에도 2017년과 2020년 12월에만 각 797만 원, 541만 원으로 가장 많은 특활비가 사용되는 등 연말로 갈수록 많은 특활비가 사용되는 경향이 확인된다.
2017년엔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치 자료가 공개됐고, 이 기간 2,258만 원을 썼는데 1,412만 원(62.5%)이 11월(614만 원)과 12월에 쓰였다. 앞선 두 달과 집행건수는 23건으로 동일하지만, 1건당 집행액수가 늘어난 모습이다.
2018년엔 매달 특별한 패턴없이 특활비가 집행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11월들어 1일 하루에만 7명에게 285만 원을 나눴는데, 1년 중 하루 만에 이뤄진 가장 큰 지출이다. 20일엔 1명에게 170만 원이 지급되는 등 11월 한 달 새 832만 원이 쓰였다.
12월에는 3일 6명에게 185만 원이 나눠지고, 28일 또 다시 6명에게 185만 원이 지급됐다. 12월 지출은 31일 109만 4,334원 지급으로 마무리됐다. 지출내역기록부상 3일과 28일 하루새 나간 185만 원이 20만 원, 15만 원, 30만 원, 40만 원, 50만 원, 30만 원 순으로 동일하게 기재되어 지급된 것도 특징적이다.
2020년엔 연간 쓴 특활비는 2,364만 원으로 4개월치 정보 뿐인 2017년 (2,258만 원)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이중 12월에만 541만 원, 11월에도 468만 원을 쓰면서 두 달 동안에만 1년치의 42.7%를 썼다. 12월 7일 100만 원을 시작으로, 9일 141만 7,560원이 나갔고, 17일 하루에만 10명에게 고르게 30만 원씩 300만 원을 지급했다.
2021년은 연간 6,925만 원을 특활비로 썼는데 3월에만 1,449만 원을 썼고, 11월에도 1,400만 원을 썼다. 11월엔 22일과 23일 각 7명에게 340만 원, 400만 원을 나눠 준 지출이 특징적이다. 11월 30일에도 3명에게 170만 원이 나뉘어 졌다. 12월에도 790만 원을 써서 11월, 12월 두 달 동안 2021년 전체의 31.6%를 썼다.
서부지청, 특활비 30.9% 11월과 12월에 집중
2018, 2019년 12월 집중 확인되고, 2022년 11월에 집중
해마다 11월에 하루에만 기백만 원 지출이 수차례 확인
서부지청은 분석기간 64개월 중 2억 8,734만 원을 특활비로 썼다. 대구경북 10개 검찰청 중에선 대구지검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이중 30.9%가 11월과 12월에 사용됐는데, 11월 평균치 964만 원, 12월 평균치 810만 원 순으로 이어진다.
2018년과 2019년 12월엔 각 1,338만 원, 896만 원을 쓰면서 그해 두 번째로 많은 집행량을 보였다. 2018년의 경우 12월 지출내역기록부상의 지출일자와 수령 영수증상 일자가 차이를 보이는 문제가 있는데, 지출내역기록부 기준으로 27일에만 10명에게 1,062만 원이 나갔다.
2019년엔 11월에도 962만 원이 사용돼 11, 12월에만 그해 특활비의 절반 가량(49.2)이 쓰였다. 11월 5일에만 11명에게 800만 원이 나갔고, 12, 26, 27일 사흘 동안엔 132만 원이 지급됐다. 5일 11명, 800만 원은 그해 하루 만에 가장 많은 돈이 가장 많은 인원에게 지출된 내역이다. 12월에도 6일, 6명에게 490만 원이 나가고, 27일 3명 70만 원, 30일 5명 131만 9,200원이 전달되는 등 896만 원이 집행됐다.
2020년, 2022년엔 11월에만 각 1,300만 원, 1,055만 원이 사용되면서 그해 가장 많은 특활비 집행이 이뤄졌다. 2020년은 11월 24일 하루에만 300만 원 1명, 200만 원 3명, 150만 원 1명 등 1,050만 원이 지급됐다. 당연히 그해 하루에 가장 많은 돈이 나간 내역이다. 12월엔 23일에 3명에게 350만 원이 나눠지는 등 400만 원이 나가는데 그쳤지만, 11, 12월 두 달 동안 쓴 특활비가 그해 전체 지출의 36.9%에 해당한다.
2022년에도 11월 10일에 10명에게 790만 원이 지급됐다. 100만 원이 5명에게 각각 지급됐고, 70만 원 3명, 50만 원 1명, 30만 원 1명 순으로 전달됐다. 역시 그해 하루에 가장 많은 돈이 나간 내역이다.
2021년엔 12월에만 1,270만 원이 나갔다. 그해 열두 달 중 가장 많은 지출이다. 1일에만 7명에게 340만 원, 8일엔 5명에게 360만 원이 나갔다. 29일엔 170만 원이 3명에게 분배됐다. 11월에도 880만 원 나가면서 두 달 사이 35.3%가 사용됐다.
규모 작은 검찰청들, 2019년 이후부터 매달 일률적인 지출 패턴
일률 지출 속에서도 연말 또는 명절 끼는 달에 평균치 높아
안동지청, 2017·2018년 추석 명절 앞두고 많은 지출
안동지청과 경주지청은 12월 평균치가 두 번째로 높은 대신 각각 9월과 2월 평균치가 가장 높다. 안동지청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월별 집행액이 불규칙하게 사용됐지만, 2020년부터는 일정한 규칙성이 확인된다. 기본적으로 일정액이 매달 고정적으로 사용되지만, 몇 개 달에는 사유를 알 수 없는 추가 특활비가 집행되거나, 전혀 집행되지 않은 달(2021년 4월)도 확인된다.
일정액이 고정 지출되는 경향은 2020년부터 확인된다. 2020년엔 1월과 4, 5, 6월엔 80만 원, 7월부터 11월까지 76만 원이 동일하게 쓰였다. 2021년에도 1, 3월과 5월부터 9월까지 전체 7개월 동안 동일하게 76만 원이 나갔다. 2022, 2023년은 각 100만 원, 61만 원이 매달 동일하게 지출됐다.
때문에 9월, 12월 평균치가 유독 큰 건 이 기간 중 특별히 더 많은 지출이 이뤄진 달이 유독 9월과 12월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2017년과 2018년엔 9월에 각 900만 원, 745만 원으로 가장 많은 돈이 나갔다.
2017년엔 역대급으로 긴(10일) 추석 연휴가 9월 30일부터 시작됐는데, 9월 4일 10만 원으로 시작된 특활비 지급은 연휴가 시작되는 주에만 세 차례(25, 27, 29일)에 걸쳐 200만 원, 140만 원, 240만 원이 지급됐다.
69개월간 특활비 지출이 1억 2,421만 원에 그친 안동지청에서 하루에 1명에게 200만 원 이상의 특활비가 지출된 사례가 69개월 중 4일에 불과한데, 이중 2건이 2017년 9월에 이뤄졌다.
2018년 9월엔 총 22회 특활비 지출이 이뤄졌다. 69개월을 통틀어 가장 많은 지출 건수다. 7일 하루에만 7명에게 110만 원이 고르게 나눠 지급됐고, 20일까지 30만 원에서 150만 원까지 지출이 쉬지 않고 이어졌다. 특히 22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18일 2명에게 50만 원씩 100만 원, 19일 3명에게 50만 원씩 150만 원, 20일 2명에게 각 40만 원, 35만 원이 지급됐다. 이 기간에만 9월 지급분의 43.6%(325만 원)가 쓰였다.
경주나 의성, 영덕 지청도 안동과 마찬가지로 2019~2020년을 기점으로 매달 일률적인 특활비 지출이 이뤄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럼에도 2월이나 9월 평균치가 다른 달에 비해 소폭이나마 높은 건 일률적 집행이 이뤄지기 전(2018년까지)에 많은 돈이 나가거나, 일률적 집행이 이뤄진 후에도 해당 달에 소폭이나마 많은 돈이 특활비로 쓰인 탓으로 보인다.
‘검찰 예산 검증 공동취재단’
이상원, 박중엽, 김보현, 장은미 기자 / 여종찬 PD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