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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업종별 소비유출입 특징을 분석해보면 오프라인 유통업은 최근 순유입 규모가 느는 반면, 관광업은 순유출하고 있다. 또한 경북, 울산, 경남에서 소비가 순유입되면서 소비재 공급지 역할을 하곤 있지만, 그 역할도 백화점, 의복‧잡화, 의료기관, 건강식품 등으로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다. 한국은행 대경본부는 “소비유출입 비율이 전국 하위권에 머무른 관광업 등 여타 서비스업 활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25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신용카드 소비 데이터를 사용해 최근 대구 소비 동향과 지역간 유출입 동향을 분석한 ‘지역경제보고서 (2023.9월호)-대구지역의 지역간·업종별 소비유출입 특징과 시사점’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대구의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72.2%로 전국 평균(46.0%)을 크게 상회한다. 5대 광역시 평균(58.2%)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2022년 기준 대구 거주자가 역외에서 지출한 신용카드 소비액의 지역별 비중은 경북이 37%, 수도권 33.3%, 동남권 14.1% 순으로 나타났다. 2020년까지는 수도권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경북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2021년부터는 수도권을 상회하기 시작했다. 경북의 비중이 높은 건 대구에 거주하며 경북으로 통근·통학하는 인구에 의한 소비가 상당 부분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와 타지역간 소비유출입 비율을 보면 대구는 인접한 경북, 울산, 경남뿐 아니라 광주로부터도 소비가 순유입되는 반면 원거리 지역으론 순유출되고 있다. 보고서는 “대구가 대경권뿐 아니라 영남권, 남부권역에서도 소비재 공급지로서의 역할을 일부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소비 인프라를 갖춘 서울, 관광업 중심의 제주‧강원, 영남권의 또 다른 소비 거점인 부산과는 소비유출에 비해 유입이 저조하다”고 봤다.
업종별로 살펴보니···백화점·의료 순유입, 관광 순유출
대구의 역외수출 소비액 업종별 비중은 요식업(23.9%), 오프라인 유통업(23.2%), 연료판매(10.6%) 순으로 나타났으며 역내유입 소비액은 의료기관 및 건강식품(26.6%), 오프라인 유통업(24.2%), 요식업소(20.2%) 순이다. 특히 역내유입 소비액 중 건당 소비액이 큰 백화점, 의료기관 및 건강식품 비중이 높아 대구 역내수입 소비의 건당 평균 금액은 3.3만 원이다. 전국 평균(2.9만 원)보다 높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업은 백화점으로 인근 지역에서 유입된 소비에 힘입어 순유입 규모가 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 중 백화점만 살펴보면 서울, 부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순유입되고, 소비유출입 비율은 데이터 이용이 가능한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반면 관광 관련 업종인 숙박, 레저취미, 요식업소는 모두 순유출되고 있다. 이유로는 외지인의 대구 체류 기간이 짧아 오프라인 유통업 분야 소비 유입이 관광 관련 서비스업까지 파급되지 못하는 점이 꼽힌다.
대구의 의료기관 및 건강식품에 대한 역내유입 소비액은 전체의 71.6%를 경북이 차지할 만큼 경북으로부터의 유입 규모가 크다. 보고서는 “경북은 의사 인력, 병원, 의료장비 측면에서 인프라가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는데다 의료 수요가 많은 고령인구 비중(23.8%)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아 대구가 경북 의료수요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최근 민간소비 증가세가 저조한 데다 인구 감소 및 고령화 진전으로 향후 지역의 소비 기반이 더욱 약화될 우려가 제기된다”며 “소비패턴의 변화를 포착해 서비스업 구조를 재편하고 생활인구와 소비의 역내유입 활성화로 소비기반을 확충하면 지역경제 내 선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짚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