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한국옵티칼 농성장 단수 조치 인권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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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가 일방적 공장 폐업에 반발해 농성 중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에 대해 사측이 농성장의 물 공급을 끊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구제신청 했다.

11일 금속노조는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단수 조치 규탄 및 긴급구제 신청’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속노조는 한국옵티칼이 공장 화재를 빌미로 폐업해 피해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면서 이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을 반인권적으로 탄압한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가 11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옵티칼의 단수 조치에 진정을 제기했다. (사진=금속노조)

금속노조는 “노조 사무실 단수는 업무방해다. 먹튀에 이어 단수 조치로 인권까지 말살하려 한다”며 “한국에서는 그래도 된다는 생각으로 탄압하는 것인가. 노조 탄압을 위해 인권침해까지 하는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한 조합원은 “8일 화장실에 갔더니 물이 안 나왔다. 상수도사업소에 물어보니 회사에서 단수를 신청했다고 들었다”며 “일방적 폐업 이후 내가 사는 전셋집 가압류를 걸더니 이제 태어나서 겪어본 적도 없는 단수를 당했다. 전쟁 포로에게도 물은 제공된다. 노동자에게는 인권도 없나”라고 호소했다.

노조 사무실 단전·단수는 위법 행위라는 판결은 이미 나온 바 있다. 콜트악기 인천 부평공장 폐쇄 당시 노조 사무실 단전·단수 이후 노동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복직을 위한 노조 활동은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라며 사측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LCD 편광 필름을 생산하는 업체로 일본 니토덴코가 100% 지분을 가진 외국투자기업이다. 2003년 구미4국가산업단지에 입주했고, 토지 무상임대, 법인세·취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았다. 한때 직원이 700여 명, 2017년 기준 매출액은 7,843억 원에 달했으나, 주요 납품업체인 LG디스플레이 공장 이전으로 매출액이 줄었다.

2018년, 2019년에는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해 60명 수준으로 생산직이 줄었지만, 지난해 4월 중국 공장 폐쇄 문제로 일시적으로 늘어난 물량으로 100명을 다시 신규 채용했다. 하지만 여섯 달 만인 10월 4일 화재가 발생해 300억 원이 넘는 재고가 불타고, 공장 1개 동이 전소했다.

이후 노동자 13명은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고용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