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승규의 독일생명평화기행] (5) 녹색당 위르겐 트리틴 전 환경부 장관을 만나다

허승규 녹색당 부대표의 독일생명평화기행

12:42
Voiced by Amazon Polly

[편집자 주=허승규 녹색당 부대표는 2023년 7월 2일부터 14일까지 13일 간 독일로 생명평화기행을 다녀왔다. 독일은 녹색당이 연립정부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한국의 녹색당 정치인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독일 역시 최근 극우정당 지지율이 20%를 넘기도 한, 완벽한 사회는 아니다. 2주 동안 허승규 부대표가 경험한 독일의 모습과 우리 사회에 남긴 과제를 매주 연재한다.]

[허승규의 독일생명평화기행] (1) 경북 녹색당 정치인에게 독일은?
[허승규의 독일생명평화기행] (2) 프랑크푸르트 지하철역에서 만난 반려동물
[허승규의 독일생명평화기행] (3) 녹색당은 하루 아침에 집권한 게 아니다
[허승규의 독일생명평화기행] (4) 에베르트 재단에서 느낀 여당의 무게
[허승규의 독일생명평화기행] (5) 녹색당 위르겐 트리틴 전 환경부 장관을 만나다

원외정당에서 원내정당, 국회의원 1석과 0석의 차이

독일녹색당의 창립주역인 위르겐 트리틴 전 환경부 장관과의 간담회는 독일 연방의회에서 열렸다. 원외정당 정치인인 나는 한국 국회를 가면 의욕이 솟는다. 국회라는 공간은 원외정당인 한국녹색당의 현재를 비추면서, 우리가 가야 할 미래를 상상하게 만드는 공간이다. 녹색당 국회의원이 생긴다면 회색 빛깔의 한국 정치도 달라지겠지만, 녹색당 스스로도 원내정당으로서 거듭날 것이다. 국회 안과 밖을 넘나들며 녹색정치를 펼쳐갈 녹색당의 모습은 곧 다가올 미래가 되리라. 이처럼 국회에 가면 원내정당 녹색당을 상상하는 설렘과 함께, 이미 국회로 들어간 정당에 대한 부러움도 느낀다.

국회의원 1석과 0석의 차이는 ‘1석’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있음’과 ‘없음’의 차이기도 하다. 진보당, 기본소득당은 국회 300석 가운데 1석씩만 있다. 녹색당은 0석이다. 1석의 차이로 원내정당과 원외정당이 갈린다. 1석인 정당은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할 수 있고, 매년 수 억 원의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으며, 9명의 보좌진이 생긴다. 9명의 보좌진 숫자는 녹색당 전국사무처 상근 활동가 규모와 비슷하다. 과로에 시달리며 1인당 10인분의 역할을 하는 녹색당 상근 활동가들이 떠올랐다. 원내진입을 하면 상근 활동가들의 노동 조건과 사무처의 집행 역량이 개선될 것이다.

원내정당이 되면 국고보조금에서 선거보조금이 아닌 경상보조금 총액의 30% 이상은 의무적으로 정책연구소에 써야 한다. 열악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멋진 정책을 만들어내는 녹색당 정책위원들이 떠올랐다. 원내진입을 하면 전업 정책활동가가 늘어나면서 녹색당의 정책연구 역량이 강화될 것이다.

국회 내의 공간 사용 등 세부적으로 들어갈수록 원내정당과 원외정당은 차이가 있다. 현재 녹색당은 단독으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할 수 없다.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원의 권한인 법안 발의, 국정 감사, 자료 요구 등은 차치하더라도, 실질적인 정치 활동에 있어서 원내진입의 효과는 상당하다. 녹색당 국회의원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현장에서 녹색당은 더 많은 시민들에게 정치적 효능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국회 안과 밖을 누비고 다닐 녹색당 국회의원, 생각만 해도 신이 난다.

물론 부러움과 설렘은 잠시뿐이다. 국회 정문을 나서면서 결국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수많은 과제를 곱씹었다. 언제까지 꿈만 꿀 수는 없다. 성지순례를 다녀온 종교인처럼 다시 일상에서 녹색정치의 기반을 갈고 닦으리라 다짐한다. 이번에는 해외로 성지순례를 왔다. 한국 국회가 아닌 독일 국회다. 녹색당이 집권하고 있는 독일 국회에서 독일의 탈핵에너지전환 정책을 이끌었던 독일녹색당 원로 정치인과의 만남이라니! 이미 간담회 시작 전에 녹색정치에 대한 ‘소울(soul)’을 받기 위한 절반의 목표는 달성했다.


독일녹색당 창립주역인 위르겐 트리틴 전 환경부 장관

▲위르겐 트리틴 전 환경부 장관과의 간담회 이후 [사진=생명평화아시아]

1954년생인 위르겐 트리틴은 독일녹색당의 창립 주역이며, 1998년 독일녹색당 최초의 연립정권인 ‘적록연정’ 출범부터 연정이 마무리되는 2005년까지 환경부 장관을 역임했다. 2005년 환경부 장관에서 물러났지만, 지금까지 연방의원으로 활동해왔다. 외교정책 분야에서도 활동해왔으며, 현재 동아시아 담당이다. 한국에도 2번 방문했다.

여하튼 1998년부터 25년째 연방의원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가 지금까지 정의당 국회의원인 느낌이랄까. 만 70세를 1년 앞둔 트리틴 의원은 여유와 낙관의 에너지를 물씬 풍겼다. 오랫동안 정치를 하려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조건은 건강과 체력 아닐까. 기행단 사전학습에서 공부했던 독일녹색당의 창립주역을 마주하며 간담회를 시작했다.

첫 번째 질문은 1998년 연립정권 출범시 에너지전환 정책 수립 과정과 성과였다. 트리틴은 기민당(CDU) 헬무트콜 정권 16년, 기민당 메르켈 정권 16년을 ‘기다렸다’고 했다. 1982년부터 1998년까지, 2005년부터 2021년까지 보수정당 기민당이 집권했다. 16년간 버텼더니, 새로운 사회적 개선 요구가 등장하는 전환의 순간이 온다고 했다.

트리틴이 환경부 장관 시절인 2001년 재생에너지법을 제정했고, 탈핵의 대안을 제시했다, 원자력발전소 수명 제한이 없었으나 수명이 도입되었다. 당시 원전 발전 비율을 2020년까지 32%에서 20%까지 단축하려는 계획을 다들 꿈이라고 했다. 그러나 실제론 2012년도에 20%까지 줄였으며, 2020년도에는 재생에너지 비율이 무려 40%, 금년에는 50%까지 달성했다. 이제 원전 대체를 넘어 석탄화력발전소 대체까지 정책이 확장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할당량을 높일수록,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세금도 높였다. 신규 화력발전소는 늘어난 세금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이처럼 ‘적록연정’의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탈핵에너지전환 정책은 커다란 성과였으며, 트리틴 환경부 장관은 중심에 있었다.

물론 재생에너지법 제정 반대도 당연히 있었다. 초창기 태양광 에너지 발전 단가는 지금보다 상당히 높았으나, 지속적으로 발전 단가를 낮춰왔다. 에너지협동조합 등의 제도를 통해 시민, 농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게끔 했다. 산업계의 불평도 인근 풍력단지와의 계약을 통해 싸게 전기를 공급하는 등 다양한 주체들을 계속 설득하는 정책적 유인이 있었다. 어떤 정책이든 반대는 있다. 합리적인 반대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하면서, 기존 정책의 방향을 밀고 나가는 정치력이 필요하다. 변화를 만들어낸 정치적 성과 뒤에는 항상 수많은 설득과 소통 과정이 들어있다. 우리는 그것을 ‘정치력’ 또는 ‘정치적 역량’이라 부른다.

나는 2015년 내 생애 첫 정당 녹색당에 입당했다. 입당일 기준 16년 뒤는 2031년이다. 지금까지 8년이 흘렀고 8년이 남았다. 지난 8년 동안 녹색당은 원내진입이란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남은 8년은 녹색당의 정치적 역량을 다시 쌓아가는 시간이어야 하며, 스스로도 녹색당의 정치인으로서 도약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문제는 기후위기의 속도가 너무나도 빠르다는 점이다. 녹색당과 녹색정치의 시간은 한가하지 않다.


정치는 어렵다. 그러나 모든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위르겐 트리틴 전 환경부 장관 [사진=폴티]

두 번째 질문은 2021년 신호등 연립정권의 기후위기 대응 목표 제시 이후 최근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 대응 전략이었다. 2019년 기민당·사민당 연립정권에서 만들어진 기후보호법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55% 감축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2021년 4월 독일 연방 헌법재판소는 기후보호법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기후보호법은 탄소 감축의 책임을 지나치게 미래세대에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후 기후보호법은 2030년 감축목표를 1990년 대비 55%에서 65%로 상향 조정하고, 탄소중립 목표 시기를 2050년에서 2045년으로 앞당기는 내용으로 개정되었다. 문제는 목표치가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트리틴은 ‘정치는 어렵다’고 했다. 그렇다. 정치는 어렵다. 독일은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높은 나라였다.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는 독일 녹색 정치의 악재다. 신호등 연정은 에너지 독점 공급 체계를 분산하고, 수입 다변화를 추구했다. 산업용, 가정용 모두 에너지 감축 정책도 병행했다. 재생에너지활성화를 위해 이번 주 건물에너지법을 연방의회에서 논의하는데 쉬운 상황은 아니다. 트리틴은 오히려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 문제로 기후위기 문제의 심각성이 증명되었다고 했다. 모든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1998년~2005년 적록연정 당시 재생에너지전환을 이끌었던 트리틴의 차분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기후보호 목표를 달성하면서, 독일 시민들의 민생과 산업을 지키는 어려운 정치를 독일녹색당과 트리틴은 마주하고 있었다.

세 번째 질문은 녹색당과 시민사회와의 거버넌스(governance/협치)에 관해서였다. 트리틴은 정당과 시민사회 차이를 인식해야하며 상호보완적인 관계라고 했다. 녹색당의 정책에 이해관계가 달린 자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당을 공격하기도 한다. 다양한 로비단체의 압력에 대항하는 역할은 시민사회가 해줘야 한다고 했다. 트리틴은 시민사회가 정당보다 한 발짝 앞서서 대응하는 역할을 하며, 정당은 진취적이고 행동적인(active)한 시민사회를 필요로 한다고 했다.

과거에 녹색당은 비웃음의 대상이었지만 원내진입 이후 시민사회의 반응은 달라졌다. 물론 정당과 시민사회의 긴장은 없을 수 없고, 불만은 필연적이라고 했다. 이후 트리틴이 했던 말이 인상적이다. ‘불만이 있어도 함께 살아야지 않겠나’ 그래도 인근 시민단체의 여름 축제마다 녹색당은 초대된다며 웃었다.

▲[사진=허승규]

한국 시민사회의 정당혐오를 넘어서

한국 시민사회의 풍경이 떠올랐다. 정당과 시민사회는 양자택일의 관계가 아니다.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긴장하면서 협력하는 관계다. 정당과 시민사회가 역할을 제대로 못 해서 비판받을 수는 있다. 그런데 진보적인 시민사회 내에서 정당 자체를 혐오하는 발언과 행태를 접할 때는 난감하다.

차별과 불평등을 완화해온 해외 사례를 보면 진보적인 정당정치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대 민주주의 체제에서 가난하고 평범한 다수 시민들을 효과적으로 조직할 수 있는 조직이 바로 정당이다. 입법·사법·행정 권력이 본연의 목적을 배반하지 않도록 민주적으로 권력을 다루는 조직도 정당이다. 또한 정당과 노동조합 등은 시민사회의 중산층 편향적인 한계를 보완하여, 더 깊고 더 넓은 민주주의가 작동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한다. 정당도 만능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의 위기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현재의 기득권 정당 정치와 이를 교체할 대안정치세력화를 고민하지 않고, 정당의 문제를 외면하면서 시민사회 활동만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

대안정당 없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기성정당을 교체할 수는 없다. 이처럼 민주주의가 활성화되어 대안정치세력이 등장하는 것이 두려웠던 박정희·전두환은 정당을 규제하고 정당혐오를 조장했다. 박정희·전두환 체제의 유산을 진보적인 시민사회가 내면화하는 것은 모순적이다.

2000년 총선 당시 시민사회 중심의 낙천·낙선 운동은 범국민적인 열풍을 일으켰으나 정치 구조 자체를 바꾸는데 실패했다. 당시 시민사회는 진보정당의 역할과 선거제도 개혁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했다. 2000년에 창당한 민주노동당과 2002년 실시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얼마나 많은 정치적 변화를, 진보적인 시민사회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기여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정당혐오를 극복한다고 해서 지금 진보정당들이 겪는 문제가 당장 해결되지 않는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수시로 진보적인 시민사회를 흡수해왔다. 일부 시민사회가 중앙과 지방정부 차원에서 민주당과 협치를 구축했던 사례는 많다. 민주당 활용 또한 시민사회의 정치적 선택이자 전략일 수는 있다.

기득권 양당 정치 바깥에서 새로운 정치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시민사회 활동가라면, 대안정당에 힘을 보태는 것을 포함해서 정당과 시민사회의 관계맺음에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녹색당은 더 녹색시민사회에 들이대면서, 더 많은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녹색당원들도 샤이함(부끄러움)을 내려놓고 과감하게 정당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정당 스스로가 본인들의 정치적 효능감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녹색당 바깥의 시민사회에 겸손하되 당당하게 나아가자. 시민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를 녹색당을 통해서 실현할 수 있도록 협력적 거버넌스를 만들어가자.


누구보다 어려움은 알고 있지만, 변화와 가능성의 언어를 품는 원로 정치인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 이웃나라 프랑스는 핵발전 비중이 높으며 독일과 다른 길을 가고 있는데,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 경험과 전략에 관한 질문도 있었다. 트리틴은 프랑스가 독일과 다른 측면이 있지만, 신규 원전 건설은 1기에 불과하며, 유럽연합의 기후 파트너십에 함께 하고 있다고 했다.

유럽연합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재생에너지 확대 결의에 프랑스도 동참하고 있으며, 원자력은 신규 투자비가 높고 날이 갈수록 가격 경쟁력도 떨어진다고 했다. 중국의 재생에너지 확대, 나미비아의 풍력 발전, 유럽연합의 탄소배출 관세장벽 등을 사례로 들면서 전지구적인 흐름의 변화를 소개했다. 같은 사실, 같은 사건일지라도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우리가 원하던 목표에서 절반을 이뤘다고 하자. 절반의 성공인가, 절반의 실패인가? 정치인에게 필요한 것은 부족하더라도 작은 성과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지속적으로 나아가는 진취적 사고다.

지구적 차원의 기후위기 대응은 너무나도 많은 한계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트리틴 스스로도 잘 알 것이다.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한 걸음이라도 내딛는 것이 정치다. 누구보다 어려움을 절감하면서도 변화와 가능성의 언어를 품는 것은 40년이 넘은 독일녹색당 역사와 함께한 원로 정치인의 태도가 아닐까.

1998년의 연립정권은 녹색 정치·정책(politik)과 산업 정치·정책을 구분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2021년의 연립정권은 녹색과 산업의 연결성을 강조한다. 그는 ‘생태적 근대화’ 개념을 소개하며, 자연보호를 위해 일자리를 잃어선 안 된다고 했다.

생태적 근대화는 환경과 경제를 대립적인 시각에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생태적이고 친환경적인 것이 곧 경제적이라는 관점이다. 새로운 기회로, 녹색경제와 녹색일자리를 강조한다. 녹색 전환에 있어서 기존 산업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지속가능한 삶도 고려하는 ‘정의로운 전환’ 관점과도 통한다. 녹색당이 추구하는 또 다른 길은 성장의 한계를 인정하고 성장지상주의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성장지상주의를 벗어나는 길은 하나의 갈래가 아니다. 구체적인 정책으로 들어가면 탈성장, 정의로운 전환, 녹색경제, 녹색일자리 담론에서 토론하고 논쟁할 영역은 상당하다. 현실에선 담론과 담론의 경계를 짓고 구분하는 것이 더더욱 어렵다. 탈성장과 정의로운 전환은 매번 조화로울 수 있을까? 탈성장과 지속가능한 성장의 경계를 구분할 수 있을까? 실제 정책에 있어서 그린뉴딜과 기후정의의 경계는 어디인가? 정당으로서 녹색당에게 필요한 용기는 이러한 논쟁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는 태도다. 완벽한 정답이 없더라도 계속 토론하면서 나아가는 태도다. 치열하고 과감하게 논쟁하되 다른 생각도 존중하는 ‘담대한 겸손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결국 어떻게 하더라도 다 망할 것이라는 냉소와 반드시 선을 긋는 일이다.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냉소야말로 기득권 정치에 대한 굴복이자, 투항이다. 지금보다 더 어려운 시간과 공간에서 싸워온 이들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다. 트리틴은 기나긴 세월 동안 독일 녹색당 정치인으로 살아왔다. 그는 삶을 통해 녹색정치를 증명해내고 있었다. 트리틴은 마지막으로 머나먼 나라의 원외정당인 한국녹색당에게 응원과 격려를 건넸다. 기행단원들도 독일녹색당의 원로정치인에게 응원을 전하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