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우 대구신보 이사장 내정자, 청도공영공사 퇴직 하루 전 측근 정실 인사

박진우 전 직장에서부터 인연 있는 인물들
채용 앞두고 맞춤형 자격 기준 신설 정황도
운전기사 새로 뽑은 후 기존 직원 전보, 퇴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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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내정자가 청도공영사업공사 사장직을 내려놓으면서 자신의 측근 직원들에 대한 정실 인사를 마무리했다. 박 내정자는 청도공영공사 사장 취임 후 자신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7명을 채용했고, 지난 30일 이들 중 4명에 대해 ‘직무대리’ 꼬리표를 떼주거나, 사장 지원 업무에서 일반 업무로 전환했다. 이들 채용 과정에선 채용 대상자에 맞춤형 채용 공고를 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맞춤 직제도 신설한 것으로 확인된다.

<뉴스민> 취재를 종합하면 박 내정자는 지난달 31일 퇴임하면서 30일 자신이 사장으로 온 후 뽑은 직원 4명을 포함한 5명에 대한 인사 발령을 냈다. 인사안은 27일 밤늦게 기안됐고, 박 내정자는 28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인사안에는 3급 직원 3명을 직무대리에서 각 팀장과 부장으로 발령하고, 사장 비서와 운전 업무를 하던 직원 2명을 다른 부서로 전보하는 내용이 담겼다.

인사에 포함된 5명 중 4명은 박 내정자가 청도공영사업공사 사장에 취임한 2021년 2월 이후 채용됐다. 박 내정자는 2급(임기직) 1명, 3급(일반직) 2명, 5급(일반직) 2명, 계약직 2명 등 7명을 새로 뽑았는데, 이번에 인사가 이뤄진 이들은 3급 2명과 계약직 2명이다. 이들은 채용 과정에서도 맞춤형 채용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이는 인물들이다.

직무대리에서 팀장으로 정식 발령이 난 A 씨와 B 씨는 지난해 4월부터 6월 사이에 채용됐다. A 씨는 박 내정자가 한국노인복지중앙회, 경북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시절 근무연이 있고, B 씨는 경북신용보증재단 시절 근무연이 있다. 박 내정자는 이들 채용에 앞서 2021년 12월 직제를 개정해 새로운 부서를 만들어 팀장급 간부 자리를 여럿 신설했다. 이전까지 4개팀으로 운영되던 공사는 이후 8개팀으로 직제가 늘었고, A, B 두 사람은 겸직을 포함해 신설된 3개 팀 부서장을 맡았다.

비서와 운전 업무를 보던 C 씨와 D 씨는 각 A 씨가 팀장으로 있는 부서와 박 내정자가 뽑은 2급 직원이 부서장으로 있는 부서로 전보됐다. C 씨는 지난해 1월 채용됐는데, 그가 맡은 사장 부속실 및 비서 업무는 박 내정자가 사장에 취임 후 새로 만들어진 자리다. D 씨는 경북신용보증재단에서 박 내정자의 차량을 운전한 경력이 있고, 2021년 5월 채용됐다. 공사에는 10년 넘게 근무한 관용차 운전 담당 직원이 있었는데, 이 직원은 다른 업무에 전보된 후 퇴직했다.

박진우 전 직장에서부터 인연 있는 인물들
채용 앞두고 맞춤형 자격 기준 신설 정황도
운전기사 새로 뽑은 후 기존 직원 전보, 퇴직까지

A, B 씨는 맞춤 채용 의혹도 인다. 채용을 앞두고 공사는 임용 자격기준을 개정했는데, 추가된 내용이 이들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내용이다. 추가된 내용을 보면 ▲법학 석사 이상 학위 취득자, 50인 이상 기업체에서 소송업무 경력자 ▲사회복지학 석사 이상 학위 취득자, 사회복지사 1급 자격소지자로 실무경력자 ▲전통 소싸움 경기에 관한 법률에 의거 심판 또는 조교사 면허 소지자 등이다.

법학 석사 학위 이상 취득 및 50인 이상 기업체 소송 업무 경력은 B 씨에게 해당하고, 사회복지학 석사 이상 취득 및 사회복지사 1급 자격소지 실무경력자는 A 씨에게 해당하는 자격이다. 두 사람은 2021년 11월 이뤄진 전통 소싸움 경기 심판 및 조교사 자격시험에 응시해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이 시험은 2011년 청도 소싸움 경기장 개장 직후와 2021년 단 두 차례 치러졌고, 청도군 주관 아래 공사에서 실기시험이 이뤄졌다.

이들 채용에 대한 논란은 이전부터 일었지만 청도군은 지난 2021년 11월 한 차례 공사에 대한 정기 검사를 했을 뿐 제대로 된 관리·감독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박 내정자 취임 후 뽑힌 직원이 업무 미숙으로 공사에 손해를 끼친 일도 확인되지만, 청도군은 최근에서야 사건을 인지하기도 했다.

청도군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인사권은 청도공영사업공사 사장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 저희도 뭐라고 말씀 드리기가 어렵다”며 “청도공영사업공사에 대해 지적 받는 문제들은 살펴보고 검토해 보겠다. 확인된 문제에 대해선 공사에 자체감사 요청했다. 징계 등 관련 조치를 취하고 차후에 저희에게 보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뉴스민>은 박진우 내정자의 입장을 확인하려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남겼지만 응하지 않았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