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더불어민주당은 교사·공무원 정치기본권 위해 노력해야 / 권택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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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대구의 한 공무원이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에게 현수막 문구를 비판하는 문자를 보내 논란이 되었다. 그는 “민주당 발전이 대구 발전이다. 말도 안 되는 현수막 철거 바랍니다. 민주당 때문에 뉴스 보기가 너무 스트레스인데, 국민 정서 모르쇠하는 뻔뻔한 민주당 현수막 때문에 기분 좋은 출근길이 망쳐지고 있다”라고 적시했다.

▲지난 21일 한 대구 지역 공무원이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에게 비난 문자를 보냈다.

공무원 단체가 정치적 견해를 밝힌 사례는 있으나, 개인이 정당 대표에게 직접 항의문자를 보낸 것은 이례적이다. 문자 내용도 공무원의 격에 맞지않는 것이라 민주당 대구시당은 해당 공무원이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했다’는 논평을 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해당 구청장에게 문제제기를 했음에도 사과나 재발방지 보단 그냥 이해하라는 식의 답변만 받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대구시당이 공무원 개인의 일탈행위를 지적하는 것은 당연하나,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과 대구 공무원 사회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먼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발전시켜 온 민주당의 역사와 정체성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 아니라 공무원·교원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어야 한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공무원·교원의 정치적 자유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정치적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져 왔고, 이를 법제화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의 법안 발의도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2019년 2월 국가인권위는 행정안전부 장관, 교육부 장관,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정부기관에게 공무원·교원의 정치적 자유를 완화하라고 권고했다. 2020년 3월 국제노동기구(ILO)는 100주년 총회를 맞아 공무원·교원에게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한국의 국가공무원법은 한국이 가입한 ILO 111호 협약을 위배하고 있어 즉각적인 조치를 권고했다.

더불어민주당도 2012년 강기정 의원, 2017년 박주민 의원, 2020년 민형배, 이해식, 장경태 의원 등이 꾸준히 공무원·교원의 정치운동 금지와 집단행위 금지 조항을 삭제하는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해오고 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공무원·교원이 공직 수행의 담당자이면서 동시에 시민이고, 헌법과 국제규약, 판례 등이 국민으로서 정치적 기본권의 주체가 된다는 것을 명확히 하기 때문이다.구체적으로 공무원이 직접 직무를 수행하는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 및 직무의 영향이 없는 경우, 정부정책과 관련된 개인적 표현, 정당의 가입, 당비·후원금 납부, 노동조합의 정치자금 기부문제 등의 단순 참여는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공무원 개인의 일탈 사건으로 엄청난 민원에 시달리면서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공직사회 개혁을 위해 헌신하는 대다수 공무원들의 노력이 도매금으로 취급되지 않아야 한다.

대구시를 비롯한 9개 구·군에 근무하는 공무원 대부분은 공무원 노동조합을 구성하고 있다. 1999년 공무원 직장협의회를 시작으로 2009년 이명박 정권하에서 공무원들은 ‘권력의 시녀가 아니라 국민의 봉사자가 되겠다’며 공무원노조를 결성했다.

하지만 공무원을 통제하고 싶었던 국가권력은 공무원노조를 인정하지 않았고 수백 명의 공무원이 파면·해임되었다. 사무실 폐쇄를 비롯한 수많은 국가권력의 탄압을 견디고, 2018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와서야 합법적인 노동조합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들은 공직사회의 만연했던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국민의 봉사자라는 본연의 역할을 강화해 오고 있다.

물론, 시·군·구에 근무하는 공무원 모두가 개인적으로 완전무결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이 주목하고 응원해야 하는 것은 공직사회를 개혁하고 권력이 아닌 국민의 봉사자가 되고자 하는 공무원 조직들의 집단적 지향과 노력이어야 한다.

공무원의 정치 기본권과 노동3권을 보장하는 것은 이념의 문제도 정당 간의 유불리 문제도 아니다. 1948년 제헌헌법이 보장했던 120만 공무원과 50만 교원들의 헌법적 권리를 박탈했던 독재 권력의 적폐를 바로잡아 국민으로서의 헌법적 지위와 권리를 정상화 해주는 것이다.

우리 더불어민주당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강화가 아니라 공무원·교원의 정치기본권과 노동3권 보장을 법제화 해야 한다. 국민의 봉사자이자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받는 공직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공무원들을 응원하고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권택흥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달서구갑 지역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