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급식노동자들, “방역 인력 유지, 인력 충원”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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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전국 학교 급식노동자의 폐암 검진 결과가 발표되면서 급식실 환경 개선 요구가 봇물쳤지만, 현장에선 인력 충원, 환기 설비 개선 등 실질적인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대구교육청은 2학기부터 급식실 방역도우미 사업마저 중단하기로 하면서 현장에선 인력 충원을 포함한 급식실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22일 오전 대구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기자회견을 열고 “방역도우미 사업 중단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사진=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22일 오전 대구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전국여성노동조합 대구지부·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는 대구교육청 본관 앞에서 ‘대구학교급식실 인력 충원 및 폐암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구교육청에 ▲방역 인력 중단 철회 및 급식 지원 인력 충원 ▲배치기준 하향 ▲급식노동자 폐암 대책 마련 ▲급식실 환기설비 개선을 요구했다.

연대회의에 따르면 전국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검진 결과 발표부터 지금까지 대구에서 확인된 폐암 확진자는 8명이다. 지난 5월 4일 대구 학교 급식노동자 2명이 근로복지공단에 폐암 산재 신청을 했으며, 8월 21일 질병판정위원회가 열리기도 했다.

연대회의 측은 “이번에 산재를 신청한 두 분은 20년 넘게 아이들에게 양질의 급식을 제공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했는데, 그 결과 얻은 게 폐암”이라며 “앞으로 폐암 확진자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른다”고 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급식노동자의 직업성 폐암을 막기 위해서는 인력 충원을 통해 조리실무원 1인당 조리흄 노출 빈도를 낮춰야 한다. 하지만 대구교육청은 인력 충원은커녕, 오는 2학기부터 학교급식 방역도우미 사업을 중단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대구교육청이 코로나19 대책 일환으로 시작한 방역도우미 사업은 식당 칸막이 청소, 소독, 배식 등을 지원해 왔다. 연대회는 “방역 인력 투입 후 산재 사고가 줄고 업무 경감에 도움이 됐다”며 “사업을 유지하거나, 단시간 급식실 지원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부서와 노동조합의 배치기준 협의가 끝나기 전까지 급식실 방역 인력을 유지해야 한다. 방역 인력이 아니라면 단시간 급식실 지원 인력을 배치해 학교급식 노동자의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낮춰야 한다”며 “특히 조리실무원 1인당 식수 인원이 100명이 넘는 학교를 조사하여 그 학교에는 추가 인력을 즉각 배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