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의 생활폐기물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분리배출 문제도 심각하다. 2012년 경산시 생활폐기물 주민지원협의체는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쓰레기 반입을 8일간 거부하기도 했다. 경산시는 매년 쓰레기 분리배출 홍보 활동을 벌였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이 때문에 경산의 쓰레기 수거 노동자들은 앓는 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자연도 몸살을 앓는다. 이에 <뉴스민>은 ‘경산은 쓰레기 앓이 중’을 연속보도한다. [경산은 쓰레기 앓이 ①] “불법투기…대한민국 이런 곳 없습니다” [경산은 쓰레기 앓이 ②] 소각·재활용 단가 6만원 차···민간위탁 후 재활용 12.8% 줄어 |
일반폐기물 처리 방식 매립→소각 바뀌며 소각장 민간위탁
“소각장이 재활용 쓰레기도 태운다”
일반쓰레기 1톤 소각 16만 원, 재활용은 10만 원
“환경오염, 예산 낭비될 수도”
경산시 소각장 운영도 주목받고 있다. 일반쓰레기를 매립하던 경산시는 2015년 7월부터 소각 처리를 시작했다. 소각장은 경산에코에너지(주)에 민간위탁으로 맡겼다.
경산시 소각장 운영은 두 가지 측면에서 우려되는 점이 있다. 첫째, 최근 국내 미세먼지 발생의 주원인으로 화력발전소·소각장이 지목되는 상황에서 환경오염 우려가 제기된다. 둘째, ‘민간’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이윤 추구를 위한 편법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경산에코에너지(주)는 현재 재활용품 선별장과 소각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 시설에서 경산시 생활폐기물·재활용품을 대부분(하루 174톤 중 144톤) 처리한다. 나머지는 남산위생매립장(30톤)에 매립한다.
현재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의 미세먼지 발생량은 주요하게 연구되지 않았다.(삼겹살·고등어보다는 미세먼지를 많이 낼 것으로 예상) 그렇지만 석탄화력발전소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최근 언론을 통해 주목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원회수시설의 환경오염 정도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쓰레기 처리는 대부분 소각하는 것으로 정책이 바뀌었다. 폐기물 소각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견해가 다양하다. 고온 처리했을 때 오히려 오염물질 발생이 적다는 견해도 있어 연구가 필요하다”라면서 “안전하고 문제없다고 해도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다. 정부가 주장하는 환경 기준이 실제로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기준인지, 미세먼지나 다른 오염물질 발생량에 문제는 없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민간에서 소각장을 운영하며 이윤 추구를 위해 재활용품마저도 소각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산시는 위탁운영시설 사용료로 위탁 업체에 재활용품 톤당 108,832원, 생활폐기물 톤당 169,480원을 지급한다. 경산시가 직접 재활용품 선별장을 운영하던 2014년에 비해 민간운영이 시작된 2015년 재활용품이 12.8% 줄었다.
경산시에 따르면 2014년에 비해 소각장이 들어선 2015년 처리량이 급격하게 감소한 재활용품은 종이팩(-74.3%), 요쿠르트(-65.7%), 유리병(28.3%), PET(-13.1%)순이다.
경산시가 직접운영하던 당시 선별장 직원은 23명이었지만, 민간에 위탁하면서 선별장 직원은 17명으로 줄었다.
최종현 경산환경지회 사무국장은 “재활용품을 분류해서 선별장에 가져가면 반입을 막고 소각장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다”라며 “시가 공익사업으로 운영할 때와 차이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엄정애 경산시의원(정의당)은 “소각장 민간위탁으로 바뀌며 경산시민 부담이 증가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생활 쓰레기 수거 현장에 가봤는데 위탁 업체 청소노동자들이 잔재물 정리와 불법투기물 수거를 모두 떠맡게 돼 제대로 된 분리수거가 어려운 상태였다”며 “재활용품과 일반쓰레기 처리 비용이 차이가 나는 만큼 민간업체에서는 재활용품을 소각할 가능성도 있다. 현장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산시는 과거보다 지금 더욱 분리수거가 잘 안 된다. 쓰레기를 처리하는 주민 부담률도 경북 평균보다 경산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에 비해 관리감독은 잘 안 된다”며 “단지 길거리가 깨끗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 총량을 줄이고 분리수거도 잘되도록 시가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중희 경산시 자원순환과 재활용담당계장은 “시가 선별장을 운영할 때는 주변 고물상의 유리병을 무상으로 반입했는데, 민간위탁 이후 반입 시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다”라며 “이 때문에 고물상 반입량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활용품 선별장에서 애초 재활용품 무게를 재기 때문에 계랑 이후 소각장에서 태운다고 하더라도 재활용한 것으로 처리된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