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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지 이제 15개월이 되었다. 임기 60개월 중 4분 1일이 지났는데, 우리는 이미 너무 고단하고 고통스럽다. 우리의 일상 곳곳을 잠식한 코로나 3년의 후유증이 여전히 생생하고, 국제정세의 불안으로 정치, 경제 상황은 날로 험악해지는 데다 인류의 탐욕이 초래한 기후위기로 인해 우리의 삶 전체가, 너무 위태롭다”
– 사제단 성명서, ‘비둘기처럼 순박하고 뱀처럼 슬기롭게(마태 10,16) 우리는 이 싸움을 치러나갈 것이다’
‘윤석열 퇴진’, ‘일본 핵폐기수 해양투기 반대’가 적힌 손팻말이 물결을 이뤘다. 7일 저녁 2·28기념공원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주최로 대구 시국기도회가 열렸다. 전국에서 온 70여 명의 신부, 40여 명의 수녀가 참석했다. 강론에 나선 김영식 신부(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안동교구 사제)는 “대구가 바뀌면 대한민국은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다”며 “대구는 한말에는 의병운동, 일제강점기에는 항일운동과 국채보상운동의 가장 중요한 거점이었으며, 해방기에는 민족의 역사를 실천으로서 고민했던 10월 항쟁의 도시”라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5년짜리 대통령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겁이 없다. 이 혹한의 시대도 지나갈 것이다. 자격미달, 자격상실 윤석열의 퇴진이 곧 평화이다. 물러나지 않으면 탄핵하는 것이 곧 평화다. 서로 격려하며 좀 더 힘든 이들을 품고 혹한의 시절을 이겨내자. 각자의 터전에서 해 온 소중한 일, 땀과 눈물, 수고가 헛되지 않을 것이다. 약한 이들을 보살피며 한 철을 지나가자”고 전했다.
이들은 성명문에서 “권력의 과오에 대한 마땅한 비판을 선동정치로 돌려세우고 국민의 정당한 생명권의 요청을 괴담으로 몰아가는 이 뻔뻔한 괴물 통치의 시대, 부끄러움과 수치를 잃은 이 참담한 시대에, 우리는 비둘기처럼 순박하고 뱀처럼 슬기로운 마음과 태도로써 우리의 건강한 공동체를 위해 끝까지 인내하며 지치지 않고 싸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단체의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손기백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양한울분회장은 “노동조합을 한다고 해서 해고시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무서웠다. 아이들에게 어떤 아빠로 비춰질지 두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자랑스럽다. 부당함에 맞서 싸우는 아빠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껏 버티고 싸울 수 있었던 건 지역사회의 연대로 이뤄낸 결과다.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노동조합을 한다는 건 지치고 치욕스러울 때도 있지만 민주노조를 끝까지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대구 시국기도회에는 1,000명이 넘는 신자 및 시민이 참석했다. 저녁 7시 30분에 시작해 9시 30분경 끝났으며, 기도회 이후에는 시가 행진을 진행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4월 10일부터 매주 월요일 서울, 마산, 수원, 광주, 광주, 제주, 안동 등 전국에서 월요시국기도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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