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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에 입주한 일본계 외투기업 한국옵니칼하이테크가 청산에 반대하며 공장 재건과 고용 안정 책임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에게 노조 사무실 철거와 손배소 제기 계획을 밝혔다.
28일 한국옵티칼은 금속노조 구미지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측에 내용증명을 보내 노조 사무실 퇴거를 요청했다.
한국옵티칼은 내용증명을 통해 “4일부터 공장동과 조합사무실 건물 철거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노조에 제공한 모든 비품을 빠짐없이 당사에 반납하라”라고 안내했다.
이어 “공장 철거를 저지하기 위해 조합 사무실을 점거 중인 인원은 4일부터 출입이 금지된다. 허가 없는 출입 시 건조물 침입과 업무방해로 형사처벌 받을 수 있다”며 “4일부터는 공사가 지연되는 경우 회사가 납부해야할 토지사용료 1일 약 140만 원과 철거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 1일 약 570만 원을 합산한 금액 전부를 손배청구하고 가압류를 신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장 철거가 4일 바로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건축물관리법상 건축물을 해체(멸실 등)할 시에는 구미시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구미시에 따르면 현재 해체를 위한 허가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다. 허가 과정에서 국토안전관리원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최종 허가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 구미지부는 “회사가 빌린 공장 부지를 원상회복한다는 이유로 철거하겠다는 것인데, 원상회복이 필요한 건 일자리”라며 “회사의 어려움에 노동자의 잘못은 전혀 없는데도 노동자에게 손배 가압류 운운하는 몰염치에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LCD 편광 필름을 생산하는 업체로 일본 니토덴코가 100% 지분을 가진 외국투자기업이다. 2003년 구미4국가산업단지에 입주했고, 토지 무상임대, 법인세·취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았다. 한때 직원이 700여 명, 2017년 기준 매출액은 7,843억 원에 달했으나, 주요 납품업체인 LG디스플레이 공장 이전으로 매출액이 줄었다.
2018년, 2019년에는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해 60명 수준으로 생산직이 줄었지만, 지난해 4월 중국 공장 폐쇄 문제로 일시적으로 늘어난 물량으로 100명을 다시 신규 채용했다. 하지만 여섯 달 만인 10월 4일 화재가 발생해 300억 원이 넘는 재고가 불타고, 공장 1개 동이 전소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