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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군을 찾아 수해복구 봉사활동에 나선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빠른 수해 복구를 위한 예산과 인력 지원 등을 약속했다. 김 대표는 지역 당 관계자가 단체 사진을 찍자는 제안에도 손사래 치며 주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21일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형동(안동·예천) 국회의원, 지역 당원 등 50여 명과 함께 예천군 진평2리 일원 과수원에서 토사 제거 등 봉사활동을 했다. 진평리에서는 산림 토사 유출로 2명이 사망했다.
마을 입구에서 이들을 맞이한 김학동 예천군수는 직접 마을을 안내하며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마을 곳곳에는 휩쓸려 내려온 토사와 나뭇가지 등이 쌓여 있었고, 트럭이 종이처럼 구겨져 있는 모습도 보였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도랑은 흙물이 낮게 졸졸 흘렀고, 각종 기계음이 쉴 새 없이 들렸다. 수해 복구 대민 지원을 나온 해병대원과 자원봉사자도 곳곳에서 일손을 보탰다.
김학동 군수는 “예천 지역에 이런 피해를 입은 곳이 10개 지역 정도다. 주민들 안전을 위한 장기적 대책 수립과 복구 대책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했고, 김 대표는 “복구에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예산과 인력 지원이 잘 이뤄지도록 챙기겠다. 군수님께서 주민들을 잘 추스려 달라”고 답했다.
윤병규(65) 진평2리 마을이장은 김 대표 등을 과수원으로 안내하며 할 일을 일러줬다. 윤 이장은 “사과나무가 사람으로 치면 종아리 정도까지 흙이 차있는 상황으로 여기 쌓인 흙을 걷어줘야 한다. 그대로 놔두면 쌓인 흙이 썩는다. 살릴 수 있는 나무라도 살려보려고 한다. 벌써 썩기 시작한 나무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 이장은 “내가 태어났을 때 저 앞에 제방이 한 번 무너져 난리가 났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이렇게 마을 안쪽까지 피해를 입진 않았다. 이런 재해는 상상도 못 했다”며 “복구가 하루 빨리 이뤄지고, 어서 일상으로 돌아가면 좋겠다. 봉사 활동이 많은 힘이 된다”고 감사를 표했다.
아직 물기가 가시지 않은 듯 푹푹 발이 빠지는 과수원에서 사과나무 주위 토사와 나뭇가지, 이물질 등을 1시간 가량 정리하던 김 대표는 “농사는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네”라며 이마의 땀을 닦았다. 휴식을 취하던 김 대표에게 지역 당협 관계자가 지역 인사들과 단체 사진을 찍자고 제안하자, 김 대표는 “사진찍는 순간 오늘 한 게 전부 다···”라며 손사래를 치고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기자 브리핑에서 “현장에 와서 보니 언론 보도보다 훨씬 심각한 것 같다. 많은 사람의 일손이 시급하게 필요하다”며 “당에서도 많은 당원들이 봉사에 참여하면 좋겠고,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십시일반 힘을 모으고 따뜻한 이웃의 사랑을 실천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는 23일 앞둔 고위당정협의회 주요 안건으로 “논의 사항을 다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지만 우선 제 생각으로는 기후 변화에 따라 예측하지 못했던 각종 재난 안전 기준을 폭넓게 정비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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