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공연문화거리 로드페스티벌’에 참가한 ‘극단 고도’와 ‘극단 처용’이 원작자 동의 없이 공연하려다 작가의 항의로 공연을 대체한 사실이 확인됐다.
극단 고도와 극단 처용은 당초 로드페스티벌에 참가하면서 각각 ‘기막힌 동거’와 ‘지상 최후의 농담’을 공연할 예정이었다. 임은정 작가의 ‘기막힌 동거’는 신춘문예 당선작이다. 문제는 극단 고도가 임 작가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무대에 작품을 올리려고 했다는 점이다. 공연 3일 전 연락을 받은 임 작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방적인 통고라고 밖에는 느껴지지 않는다”며 극단 고도에 공연 취소를 요구했다. 결국, 극단 고도는 공연 이틀을 앞두고 작품을 ‘왜 못해? 하면 되지!’로 바꿨다.
극단 처용도 ‘지상 최후의 농담’ 공연을 앞두고 오세혁 작가(극단 걸판)로부터 동의를 구하지 않아 결국 며칠 앞두고 공연 작품을 ‘삼도봉 미스터리’로 바꿨다.
오세혁 작가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의 극단 처용에서 제 작품 <지상 최후의 농담>을 동의없이 대구문화재단에 지원금 신청을 해서 2월에 선정이 되었고, 5월에 공연까지 한다는 사실을 검색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며 “극단과 대구문화재단에 공개 사과와 선정된 지원금의 철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에 올린 두 작가의 글이 확산되면서, 대구의 두 극단에 대한 비판 댓글이 달렸다. 그러면서 극단은 사과문과 함께 로드페스티벌 참가 작품을 변경했다.
극단 고도(대표 김진희)는 “안일한 일처리와 저작권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사과하면서, 앞선 무대에 올렸던 공연에 대해서는 “워크샵 공연에다가 무료 공연이고 다른 사람에게 일임한 상태라 (저작권을) 미쳐 생각하지 못했다. 작가의 요구에 따라 이미 저작권료도 지불했다”고 말했다.
극단 처용(대표 성석배)은 “앞으로 저작권에 대해 세심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재발을 방지하겠다”며 “관행에 젖어 범한 결례를 사과한다. 대구문화재단에도 본 공연의 ‘철회’를 알렸다”고 밝혔다.
정철원 로드페스티벌 운영위원장은 “미숙한 운영으로 두 작품의 공연이 취소되어 관객들께 송구하다. 개회를 하루 앞두고야 두 작품의 (저작권 문제로)공연 취소가 불가피한 것을 알게 되어 달리 방법이 없었다”며 “저작권에 대한 연극계의 인식을 높일 게 틀림없으나, 로드페스티벌이 흔들릴까 염려도 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