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중 골프’ 홍준표, 당 안팎 비판 잇따라···진상조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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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시장의 ‘집중호우 중 골프’가 국민의힘 당 안에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김기현 당 대표는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최고위에서도 이를 비판하는 공개 발언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의 진상조사를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내놨다.

18일 김기현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당 소속 지자체장 등이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는 일이 없도록 당부한다”고 홍 시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놨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김 대표 지시에 따라 당이 홍 시장의 골프 논란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사실관계 및 진상조사가 파악된 후 그에 대한 후속 조치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 않겠느냐”고 당무감사위원회나 윤리위원회 제소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고위에선 김병민 최고위원도 나서서 “수해로 전 국민적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골프장을 찾는 건 공직자의 기본자세가 아니”라며 홍 시장을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 대표로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할 공직자가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함은 물론 사회적 지탄 대상이 되고 나서도 반성할 줄 모르는 적반하장 행태를 보여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고 나무랐다.

야권과 시민단체의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17일에 이어 18일에도 논평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님, 김기현 대표님, 홍준표 시장은 어떻게 하실 거냐”라고 물었다. 민주당은 “비상 2단계 상황에서 주말에 공무원 1,014명이 비상근무 중에 정작 시장이라는 분은 골프치러 갔다가 비가 많이 와서 ‘어쩔 수 없이’ 골프장에 나온 분은 어떻게 하실 건지 공개적으로 물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비상 2단계 상황을 본인은 지시를 내린 적 없다는 뻔뻔한 거짓말까지 하는 시장을 어떻게 하실지 묻고 싶다”며 “변명이 주말에 골프를 못 치면 체력 관리가 안 된다고 한다. 이 정도 체력이면 당장 시장을 그만두는 것이 옳다. 주말에 골프 못 쳐서 평일에 근무하는데 지장이 있을 체력이면 오늘 당장 집에 가서 쉬셔야 한다”고 힐난했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이번 홍 시장에 대한 논란은 집중호우 당시 골프장에 방문한 것뿐만이 아니”라며 “이를 해명하는 과정은 안하무인 그 자체였다. 어쩌면 ‘해명’조차 없었다. 폭우 속 골프장 방문에 대한 비판은 트집 잡기라고 무시하고 기자들의 질문에는 타박까지 한 바 있다”고 짚었다.

이어 “정당과 시민단체의 비판과 언론의 질문은 국민을 대신해서 정치인에게 던지는 것과 같다. 이를 무시하고 타박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고 타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폭우 속에 골프 친 것보다 이런 말과 행동이 사실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과연 국민의힘 진상조사에 대해서 홍준표 시장이 어떤 말을 내놓을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쓸데없는 트집 집아 벌떼처럼 덤빈다’가 아니라 ‘쓸데없는 아집으로 벌집 쑤셔놓은 꼴’”이라며 “물 난리 중에는 테니스도 안 되고 골프도 안 된다.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홍수가 계속되고 있는데 한가하게 홍 시장의 황당한 궤변을 듣고 있을 여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ms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