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전환 신청하는 대구은행, 본점은 대구·이름은 바뀔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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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DGB대구은행을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015년부터 유지된 5대 시중은행 체제가 6개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일각에선 대구·경북 거점은행으로서 역할을 해 온 대구은행의 변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5일 금융위원회는 은행지주회장 간담회를 열고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은행업계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춰 신규 플레이어를 진입하게 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금융당국은 2월부터 TF팀을 꾸려 5대 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체제의 과점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DGB대구은행 본점. (사진=대구은행)

현재까지 지방은행 중에선 대구은행만이 시중은행 전환 의사를 밝힌 상태다. 시중은행 인가는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1년 만이다. 금융당국은 대구은행의 신청이 들어오는 대로 전환 요건에 대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빠르면 올해 안으로 인가를 받게 될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 측 설명이다. 은행 인가에 소요되는 시간은 법적으로 90일 가량이다.

대구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은행법에 따른 자본금, 지분구조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시중은행의 자본금 요건은 1,000억 원 이상으로, 지방은행 요건인 250억 원보다 기준이 높다.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의 지분 보유 한도도 맞춰야 한다. 시중은행의 산업자본 지분 보유 한도는 4%로 제한된다.

금융당국은 지방은행 가운데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요건에 적합하다 판단하고 있다. 지난 3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대구은행은 자본금 요건은 충족하는 상태”라며 “추가로 사업계획이 타당한지, 지배구조에 문제는 없는지 자세하게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5일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올해 안으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할 예정이며, 인가를 받더라도 본점은 대구에 둘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중은행 전환 이후 수도권과 지방은행이 없는 강원‧충청 지역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은행명 변경을 고려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중은행으로 전환할 경우 대구가 아닌 타지역으로도 영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 회장은 “현재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할 경우, 자금 조달 측면에서 유리할 거라고 본다. 수도권 영업 시 지방은행보단 시중은행이 브랜드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동시에 기존 저축은행·외국계은행 등 기존 사업자도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도록 영업 규제 합리화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