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가 고용노동부의 ‘단체협약 자율개선 권고안’에 대해 “자율적 노사 교섭 침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26일 기준, 금속노조 대구지부(5개), 협동조합노조 대경본부(5개) 등 17개 민주노총 사업장이 단체협약 교섭을 앞두고 ‘단체협약 자율개선 권고안'(권고안)을 받았다. 권고안은 ▲유일 교섭단체 ▲근로기준법 기준 위반 등 위법 조항 개선을 포함해 ▲조합활동 보장 ▲조합원 복리후생 조항 등에 대해 ‘운영비 지원’을 개선하라는 등 내용이다.
추민석 협동조합노조 대경본부 교육국장은 “농협에서는 업무 시간에 노조 교육을 할 수가 없다. 하루 종일 농민들 민원을 처리하다 보면 2시간 빼기가 어렵다”며 “그래서 노사가 업무 외 시간에 노조 교육을 하고 시간외수당을 받기로 했다. 그런데 노동부는 그것을 노조 경비 원조라고 시정하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일부 위법 사항 개선 내용도 있지만, ‘조합활동 보장’, ‘조합원의 복리후생’에 관한 조항에 무차별 운영비 지원이라는 불법 딱지를 붙여서 개선을 권고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노동부가 권한을 남용하여 자율적인 노사 교섭에 개입하고 있다”며 “특히 적법한 단체협약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시정을 권고하는 내용은 명백한 위법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어 “단체협약 위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주체는 노동위원회”라며 “노동부는 적법한 조항은 물론 내용상 ‘불합리’, ‘부당한’ 조항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해 행정지도할 권한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1조에 따르면, 행정관청이 단체협약 중 위법한 내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시정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단체협약 자율 개선 권고 중단을 요구하며 대구고용노동청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오는 31일까지 답변을 요구했다.
대구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요구사항은 본부에 전달해 답변을 주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