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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서구의회 공무국외 출장보고서를 표절검사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해봤더니 특정 의원이 쓴 소감문에서 77%가 표절된 것으로 확인됐다. 방문지에 대한 설명이나 소감 등 주요 내용을 모두 블로그와 기사 등에서 그대로 가져와 붙여 넣은 것이다.
올해 상반기 달서구의회는 4, 5월 일본과 동유럽으로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왔다. 강한곤 경제도시위원장(국민의힘, 월성1동·월성2동, 이하 의원)을 비롯한 의원 14명은 지난 4월 28일부터 6박 8일간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를 다녀왔다. 출장 목적은 달서구 공공건축물의 패시브하우스 건축 확산, 달서구 도시재생 및 공공디자인 접목 방안 모색 등이다.
보고서에는 공무국외출장에 참여한 의원들이 방문지에 대한 설명과 소감, 의정 활용 방안 등을 2~5쪽 이내로 작성한 부분이 포함됐다. 의원들이 작성한 각 내용을 표절검사 프로그램인 ‘카피킬러’를 통해 분석했더니 전반적으로 표절률이 낮았지만, 강한곤 의원은 표절률이 77%로 확인됐다. 강 의원은 내용 상당수를 블로그와 뉴스 기사 등에서 가져와 쓴 것으로 보인다. 카피킬러는 6어절 이상이 이어질 때 표절로 판단하고, 인용이나 출처를 표기했다면 표절로 분류하지 않는다. 강 의원은 인용이나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강 의원이 작성한 보고서 내용 중 표절에서 자유로운 문장은 “초선의원으로 처음 떠나는 공무국외출장 부푼 기대와 우려 속에 그날이 다가왔다” 등 주요 목적지와 출장 목적을 밝히는 5문장 이내에 불과했다.
주요 방문지에 대한 설명은 경남도민일보 기사와 ‘대학생 신재생에너지 기자단’ 등에서 가져와 그대로 붙여 넣었다. 특히 강 의원은 자신의 생각을 적어야 할 소감 전문 가운데 본인이 작성한 내용이 없다. 2019~2021년 ‘대학생 신재생에너지 기자단’과 에너지경제신문, 개인 블로그 등에서 가져온 내용을 조합해 작성한 것으로 확인된다.
강 의원은 “‘여행’을 한 번 갔다 왔다고 해서, 거기서 가이드 설명을 듣는다고 내용을 잘 알겠나. 여러 자료를 참고해서 내용을 작성했다”며 “소감 부분도 내가 본 자료에서 그렇게 결론을 잘 내놨으니까, 그렇게 되면 좋겠다는 동의 차원이다. 자료를 보면서 공부가 많이 됐다. 안 그럼 어떻게 써야 하나”고 말했다.
장지혁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제대로 보고서 검증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고, 의원들이 공부를 제대로 안 하고 연수를 가니까 ‘수박 겉핥기’ 관광투어에 그친다”며 “당연히 연수 사후 활용도 이뤄질 수가 없다. 공무국외연수에 대해 시민 불신이 큰 상황인데, 제도를 유지하기 위한 의원들의 노력이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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