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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문학회(회장 정동수)가 지난 24일 성주군 대가면 소망의 뜨락 펜션에서 지역 출신 서정시인 문인수를 기리는 ‘제3회 문인수 문학제’를 열었다.
김수상 시인의 사회로 오후 5시부터 1, 2부로 나눠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행사는 한국작가회의 김은령, 정우영 부이사장과 대구시인협회 김호진 회장을 비롯한 문인들과 이병환 성주군수, 김성우 군의회 의장, 강만수 경북도의원과 지역민 등 약 12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문학제 1부는 시인을 기리는 영상 ‘굿모닝 문인수’, 소프라노 이보나의 ‘채와 북 사이, 동백 진다’(문인수 시, 박나영 곡) 연주, 문인수 시인의 육성으로 들려주는 ‘쉬!’와 ‘꼭지’ 낭독 영상, 이위발 대경작가회의 회장과 이하석 전 대구문학관 관장을 비롯한 여러 후배 시인들이 문인수 시인과 함께한 추억담을 나누고 시를 낭독했다.
2부는 베이스 최동수의 ‘능소화, 내 아름다운 이여’(노태맹 시), 메조소프라노 김자영의 ‘성밖숲 왕버들나무’(박덕희 시), 정가 류정임의 ‘반짝반짝 내 고장 성주’(정진호 시), 이보나의 ‘아홉 살 먼 전설의 마을’(김태수 시) 연주와 수륜중학교 학생들의 모방시와 문인수 선생님께 쓴 편지글 낭독, 성주찬가(문인수 시) 합창으로 막을 내렸다. 행사에서 연주된 시노래는 모두 박나영이 작곡했다.
성주문학회는 2021년 ‘제1회 문인수 추모 문학제’를 기점으로 올해로 3회째 문인수 문학제를 열고 있다. ‘제2회 문인수 문학제’에서는 시인의 시집 <홰치는 산>에 등장하는 성주군 초전면 일대를 답사하고 만든 ‘성주 문학 지도’를 발표했고, 올해는 수륜중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문학제를 진행하고 있다.
노태맹 문학제 운영위원장은 “문인수 시인이 우리나라 서정시의 원형이라 할만한 미학적 성취를 이룩해 내기까지 성주는 문인수 시인의 젖줄이었다. 2021년 6월 7일 타계하기까지 시인이 남기고 간 아름다운 시들은 한국문학사에 뚜렷이 남을 만큼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동수 성주문학회장은 “사회가 복잡하고 어려워 질수록 인간 본연의 아름다운 심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하며, 이번 문학제가 지친 삶을 위로 해줄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주민들과 지자체에서 많은 관심을 주시어 ‘문인수 문학제’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문인수 시인은 1945년 6월 2일 성주군 초전면 대장리 630번지 대마마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시절 대구로 전학해 대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동국대 국문과를 중퇴했다.
불혹에 심상신인상으로 등단한 시인은 이듬해(1986년) 첫 시집 <늪이 늪에 젖듯이>를 출간하고, <세상 모든 길은 집으로 간다>, <뿔>, <홰치는 산>, <동강의 높은 새>, <쉬!>, <배꼽>, <적막 소리>, <달북> 등을 펴냈다.
영남일보에서 교열 기자(1992~1998)로 일하는 동안 받은 제14회 대구문학상(1996)을 비롯해 김달진문학상, 목월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받았고, 그의 시는 하버드대학에서 발행하는 정기간행물 <AZALEA, 아젤리아>에 게재되기도 했다.
2021년 6월 7일 문인수 시인은 영면에 들었다. 그의 장례식은 대구시인협회장으로 치러졌고 군위 카톨릭 공원묘역에 묻혔다.
정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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