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달성군 가창면 수성구 편입안 부결

기획행정위원회, 무기명 표결 끝에 6명 중 5명 반대
"홍준표 시장, 갈등 조장자 아니라 조정자 되길"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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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달성군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 추진을 위한 ‘관할구역 변경 신청 동의안’을 부결했다. 기행위는 무기명 표결 끝에 재적의원 6명 중 5명이 반대했고 1명이 찬성하면서 안건을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했다.

23일 오전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301회 정례회 3차 회의에서 동의안 심사를 진행했다. 기행위는 대구시가 제출한 ‘대구광역시 달성군과 수성구의 관할 구역 경계변경 조정 신청에 대한 동의안’을 심사하면서 다양한 우려 지점을 짚으면서 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홍준표 시장이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이 아니라 조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성오 의원(국민의힘, 수성구3)은 “전문가들 입장에서 논의를 해봤지만, 전체적인 결론은 홍준표 시장께서 숙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는 것”이라며 “신문에서도 전체적으로 숙의 기간을 거치지 못해 이런 부분(갈등)이 발생됐다고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현 의원(국민의힘, 서구1)은 가창면 편입이 정책 우선순위에서 떨어짐에도 갈등을 유발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서구 중리동과 달서구 감삼동의 경우 구간 경계를 주택과 주택의 벽면을 기준으로 나눈 사례를 짚으면서 “이렇게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문제는 그냥 두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동의안 심사 과정을 통해 단체장의 정책 결정 하나가 주민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절실히 느꼈다”며 “홍준표 시장이 갈등의 조장자가 아니라 조정자가 좀 되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임인환 위원장(국민의힘, 중구1)도 “시장님이 자치권 중요성을 여러 번 이야기했다. 광역단체 자치권이 중요하지만 기초단체도 중요하다”며 “기초단체하고 실제로 협의가 되어야 하는데, 광역단체장이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안 맞다. (기초단체장과) 이야기 한 번 해보지 않고, 기자들한테 바로 이야길 해버렸다”고 비판했다.

전태선 의원(무소속, 달서구6)은 “지난해 신청사 건립이 당초 계획과 달리 신청사 부지 일부를 매각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변경되면서 의회에서 설계비 전액을 삭감했다”며 “그런데 신청사 건립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을 마치 의회에서 건립을 반대한 것 마냥 보도됐다. 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대구시에선 편입 무산에 대한 논란을 아마 의회에 전가하려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표결 끝에 동의안이 부결되자 임 위원장은 “가창면 수성구 편입을 찬성하거나 반대하시는 분들의 입장에는 그 나름대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편입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언론에 보도된 지 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대구시는 시의회에 동의안을 제출했고, 공론화와 숙의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본 사안에 대해 주민 설명회 한 번 제대로 거치지 못했다. 행정절차와 공론화 과정이 조급하고 부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위원회는 이번 동의안 상임위 심사가 비록 경계 변경 조정 신청을 위한 첫 관문이기는 하나, 향후에 남은 절차와 과정들의 불확실성과 시의회 동의 절차가 갖는 무게감으로 신중한 어려운 결정을 하였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