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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호림강나루공원에 에코전망대를 짓기 위해서 공원 체육 시설을 전부 없애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법률상 유지해야 하는 녹지 비율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도 비율을 초과한 상태여서 전망대 건립을 위해선 현재 있는 축구장, 농구장, 다목적운동장 등을 없애야 건립이 가능해진다. 달서구는 타당성 검토 용역이 진행 중인 만큼 해당 문제들에 대해 대안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지난 14일 달서구청에서 열린 ‘에코전망대 조성타당성 및 기본구상 용역’ 1차 보고회 자료에 따르면 달서구는 호림강나루공원(대천동 900번지 일대)에 전체 면적 3만 476.1m2 중 40%에 해당하는 1만 2,190.44m2 면적에 에코전망대를 조성할 계획이다. 전망대는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에 주차장, 회의실, 습지체험관, 성서산단홍보관, 기후변화대응센터, 전망대, 카페테리아, 기프트샵 등으로 구성된다.
문제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도시공원 내에 설치할 수 있는 공원시설물 면적 비율이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해당법 시행규칙 11조는 3만~10만m2 규모의 근린공원의 경우 전체 면적의 40% 까지만 공원시설을 둘 수 있도록 했다.
현재 호림강나루공원에는 축구장, 농구장, 다목적운동장, 도로 등이 있고, 이 시설물의 면적은 약 1만 6,000m2로 50%를 넘긴다. 달서구가 예정한 전망대의 넓이가 이미 전체 공원 면적의 40%에 해당하는 만큼, 기존 시설물을 모두 없애야 건립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법에 따르면 건축물은 4층을 초과할 수 없고, 대구시 근린공원 조성계획 변경 입안과 주민공청회, 도시공원위원회 심의도 진행해야 한다. 1차 보고회에서 대구시 공원과나 달서구 공원녹지과와 도시디자인과 등은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지적했다.
달서구 공원녹지과·도시디자인과는 “공원 조성 후 안정적으로 완공되기까지 30년이 소요된다. 이에 공원이 없어지면 환경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성서산단 조성 기본계획에 따르면 공단 내 녹지조성 비율에 따라 호림강나루공원이 조성되었는데, 에코전망대 조성으로 공원이 없어지면 녹지비율이 맞지않다”고 지적했다.
보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에코전망대 건립이 관광 수요와 조망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지, 생태 영향 등을 놓고 건립 효용성 문제를 제기했다. 에코전망대 사업 자문위원은 이춘우 경북연구원 전문위원, 전수현 계명대 교수(이상 관광), 김성화 삼협 건축사사무소 대표, 김한수 계명대 교수, 최영은 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이상 건축), 정현수 녹색소비자연대 대표, 김채환 대구생명의 숲 환경분과위원장(이상 환경)이 위촉되어 있다.
보고회 자료를 보면, 자문위원들은 대체로 에코전망대 건립에 우려를 전했다. 먼저 건축 분야 자문위원 김한수 교수는 “관광객 수요 측정이 필요하고, 전망대에서 조망할 수 있는 것이 낙동강과 습지, 성서공간과 굴뚝, 송전탑 등인데 과연 매력이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고, 최영은 연구위원도 “입지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연환경, 산업단지를 엮을 수 있는 스토리를 발굴해야 한다. 100m 높이의 가치나 생태적, 도시경관 등 주변에 영향이 없다는 걸 제시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관광 분야 자문위원 이춘우 전문위원은 “달성습지와 생태자원, 100m 높이, 에코전망대라는 단어들 성격이 서로 상충된다”며 “인근 디아크, 달성습지 생태학습관과 기능 중복도 있다.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환경 분야 자문위원 전현수 대표는 “달성습지에는 조류가 생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조류 충돌) 방지 대책이 있냐”고 우려했다.
공개된 자문의원 의견 중에선 김채환 환경분과위원장만 “달서구의 생태축 연속성 완성을 전제로 해야만 에코타워 건립 당위성이 설득될 수 있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달서구는 앞으로 남은 2차 보고회를 통해 해당 문제를 비롯해 건축물 규모, 수요 측정, 야생조류 및 방지대책 등의 대책을 내놓는다는 입장이다. 달서구 관광진흥팀 관계자는 “현재 이미 있는 축구장, 농구장 등 시설이 이미 녹지비율 40%를 넘는 상황이라 전망대가 들어서면 없어져야 한다. 지하로 주차장이나 대체시설 등을 넣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 보존도 중요하다. 훼손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전국에서 달성습지를 찾아오게 하자는 취지”라며 “주변 상권과 연계를 통해 관광객을 이끄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성서공단 조망과 관련해서도 그 부분을 어떻게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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