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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과 개발이 아니라 공존과 생태를 기치로 금호강을 보존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포럼이 열렸다. 14일 오후 대구 중구 혁신공간 바람 상상홀에서 열린 ‘2023년 생명평화포럼 금호강의 숨결로 생태도시 대구를 그리다’에선 대구 대표강인 금호강을 생태 공간으로 살려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졌다. 포럼은 생명평화아시아, 녹색당 대구시당 공동 주관으로 진행됐다.
포럼 개최 측은 “산업화로 1980년대에 오염된 금호강이 부단한 노력으로 자연성을 회복했다. 뭇 생명이 죽음을 맞이하고 헛돈을 쓰는 일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진정 어린 반성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그려야 한다”며 “2023 생명평화포럼을 통해 공존의 가치를 확장하기 위한 첫번째 주제로 대구의 숨결이라고 할 수 있는 금호강을 선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영권 대구가톨릭대학교 지리교육과 명예교수는 ‘대구의 중심 하천:신천과 금호강’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전 교수는 길이 118km에 이르는 금호강의 연원부터 설명하면서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고, 지역 생태 자원의 역사·문화적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아 콘텐츠로 개발되지 못한 점을 안타까워 했다.
금호강은 영천시, 경산시, 대구 동편으로 유입하여 서류하다가 달서구 파호동과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경계의 화원유원지 부근에서 낙동강으로 합류한다. 금호(琴湖)라는 이름은 넓은 범람지를 흘러가는 강이 호수처럼 잔잔하며 강변의 갈대가 바람에 흔들릴 때 비파와 같은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는 뜻이다.
전 교수는 “한국 최초로 피아노가 유입된 사문진 나루터, 동촌유원지의 사과 재배 등 역사적 사실부터 대구 출신 대문장가 서거정, 금호선사선유를 통한 강안문학, 동촌유원지 구름다리, 해랑교 전설 등 금호강을 둘러싼 옛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로 더 발굴하고 콘텐츠로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천 동화천 습지에 아파트 단지를 건설해 습지가 예전의 모습을 잃었다. 다시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경관과 희소성, 문화성 등을 살려 문화지형으로서 강이 가진 가치를 잘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화강 복원 사례로 발제에 나선 김정태 바람숲새생태연구소 대표는 금호강의 생태적 복원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직강화된 하천 제방과 고수부지의 콘크리트를 철거하고 자연형 둔치천변과 습지, 여울 등 생물 친화적인 서식지를 조성하여 태화강을 자연형 호안으로 만들었다”며 “그 결과 연어가 회귀하는 16개 하천 중 유일한 하천이 됐다. 지속가능한 생태하천 사례가 금호강에도 적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발제를 통해 금호강에 조성된 야생동물 생태계 보호를 강조했다. 정 처장은 “금호강에 추가적인 개발을 할 것이 아니라 수중보를 걷어내고 아름다운 습지로 복원해 인간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환경과 공존할 수 있는 생태 습지로 복원하는 역발상을 펼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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