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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구성원들이 이슬람 사원 갈등으로 촉발되는 학내 무슬림을 향한 혐오 문제에 대해 대학본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북대 학생과 무슬림 유학생들은 지난달 4일부터 이어온 점심시간 캠페인에 이어 다양성 인정과 공존을 요구하는 문화제를 개최했다.
8일 낮 12시,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경북대 다양성위원회는 경북대 북문 광장에서 ‘평화 그리고 존엄을 위한 시간-당신과 함께하겠습니다’ 문화제를 열었다. 문화제에는 무슬림 유학생과 경북대 학생·교수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문화제는 돼지머리 전시 등 무슬림 혐오 행위에 대한 무슬림 유학생의 고통을 위로하고, 대학 구성원들이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며 공존을 추구하자는 차원에서 준비됐다.
김유경 경북대 다양성위원장(가정교육학과 교수)은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두고 2년 이상 지속된 갈등으로 타국에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을 무슬림 학생과 그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 행사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갈등은 이슬람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 인식과 연동돼 있다. 경대인의 행진에서는 어떤 이유로도 무슬림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단호히 반대하고 인권과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사회학과 재학생 이채은 씨는 “홍원화 총장의 공감 콘서트에 참석했는데 홍 총장은 소통왕인 비결을 묻는 질문에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답하더라. 말과 행동이 달라선 안 된다”며 “혐오 차별이 무슬림 학생들에게만 적용되는 문제도 아니다. 뜻을 함께하는 학생들과 함께 이슬람 혐오 문제뿐 아니라 크고 작은 혐오 문제에 대해서도 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아즈 라자크 무슬림 유학생 공동체 대표는 “기도 장소 앞에서 돼지머리가 전시되고 돼지 바비큐 시식이 열리는데, 이 같은 행위는 한국에서도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다. 일부의 행위로 인해 한국 사회 전체가 오해받을 수 있다”며 “판결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확인된 사안에서 공권력의 법 집행력에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경북대에는 학교에 모스크를 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 않다. 현실적이지도 않다. 그저 무슬림뿐만 아니라 유학생들을 보호해달라는 것뿐이다. 그래야 경북대도 성장할 수 있다”며 “이 자리에 함께하는 학생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화제에는 우창수·김은희 문화노동자, 정구현 좋은 친구들 대표, 제천간디학교 몸짓패 ‘시작이 반’의 노래와 율동 공연도 있었다. 정금교 대구누가교회 목사도 연대 발언을 이어갔다.
한편 경북대에서는 점심시간 다양성 존중을 요구하는 교내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관련 기사=“이슬람 혐오 말고 존중을”···교내 행진나선 경북대 학생들(‘23.5.18.))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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