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성애자 부부인 김용민, 소성욱 씨가 2일 대구를 찾아 대구퀴어문화축제 기획 강연을 열었다. 이번 강연에서 이들은 최근 동성애자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판결에서 승소한 경험을 공유했고, 개최를 앞둔 대구퀴어문화축제에도 응원의 말을 남겼다.
2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혁신공간 ‘바람’에서 김용민, 소성욱 부부는 ‘우리는 이미 2023 기획 강연, 동성부부 ‘소소부부’의 투쟁기’ 강연에 나섰다. 이들은 강연에서 이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건강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 청구소송 승소 경험을 알렸다. 앞서 서울고등법원 행정1-3부는 해당 소송에서 원고 손을 들어, 공단이 동성부부 배우자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조치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소 씨는 “한국의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아직 입법부에서는 공백이 있는 상태였지만, 사법부는 나름대로 전향적인 판결을 하리라고 기대했다”며 “원심에서 패소하고 정말 힘들었지만,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판결문에는 누구나 소수자일 수 있다고, 그 자체로 틀리거나 잘못된 것일 수 없다고 적혀 있다. 작은 승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퀴어문화축제에 앞서서 우리 경험을 공유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서로 나누고 싶었다”며 “오래전부터 꾸준히 열리는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수도권 외 다양한 지역에서도 성소수자 존재가 가시화되는 계기로 중요하다.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개최되기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소 씨는 “서울 축제의 경우 광장 사용 허가를 받지 못했다. 정치가 변하는 사회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정치는 차별과 혐오에 동조하는 것이 아닌, 차별과 혐오를 줄여나가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축제를 위한 집회신고를 마쳐, 서울처럼 장소 사용 허가를 받지 못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 본행사인 퀴어 퍼레이드는 오는 17일 오전 11시부터 반월당 인근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다. 이날 축제 기획 강연에 이어 오는 8일에는 ‘이쪽 변호사가 알려주는 동성 커플을 위한 실용법률 가이드북’ 홍변 저자와 북토크도 예정돼 있다. (관련 기사=서울은 ‘불허’한 퀴어 축제···혐오 딛고 열리는 대구퀴어축제(‘23.5.25.))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